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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파울로 코엘료 3부작 중 마지막이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죽음"을,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는 "사랑"을, 그리고 이 책 악마와 미스 프랭은 "부와 권력"을 주제로 하였다.
모두 인간이 모두 거쳐가고 피해갈 수 없는, 또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들이다. 앞서의 작품들이 좀 더 부드럽고 좀 더 밝은 분위기를 갖고 있다면(솔직히 둘 다 아주 밝은 작품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초반부터 상당히 무겁고 거칠게 시작한다. 아마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별점 평점이 낮은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지 싶다. 나도 어느 정도는 불편하기도 했으니까...
정말 악마는 아니지만, 악마로 보일 만큼 큰 시련을 두고 가는 사나이. 시련을 처음 당한 여자. 함께 시험 당하는 마을 사람들...
돈이나 권력 앞에 사람들이 얼마나 약해질 수 있는지, 또한 추해질 수 있는 지를 파울로 코엘료는 얼굴이 뜨거워질 만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난 책을 읽으면서, 이런 시험이 내게 닥쳤을 때 과연 내가 흔들리지 않고, 혹은 흔들리더라도 마지막엔 시험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가 있을 지 고민해 봤다.
음..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뭔 일을 저지를 만큼의 무모한 용기도 아마 없을 것이다.
내겐 그저 이런 시험이 모두 피해가게 해 주세요~ 란 소심하면서 절박한 기도가 더 먼저일 것 같다.
그래도 난 파울로 코엘료의 시선에 늘 믿음이 가는 것이, 그는 인간을 구제불능의 더럽고 악한 존재로만 보지 않는다. 그의 주인공들은 늘 끝까지 지켜볼 만한 믿음을, 그리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늘 기대와 희망을 같이 불러온다. 모 대통령처럼 3박 4일 휴가 동안 그의 책만 끼고 살고 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언제든 환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