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실천문학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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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서정적이다.  이 책을 신청한 까닭은 친한 지인의 부탁 때문이었는데, 학교 도서관을 애용(이용?)하던 참으로 학교에 신청해서 보게 된 책이다.

재생지를 사용한 누런 빛깔의 책장은 유독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다.  옛스럽고, 가볍고, 뭔가 운치가 있어 그런 느낌의 종이를 좋아한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오웰이 식민지 경찰로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글. 2부는 작가로서 오웰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 3부에는 파리와 런던의 뒷골목에서 최하층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4부는 일상에 스며 있는 정치성을 예리하게 통찰했다. 마지막 5부에선 유럽 문학에 대한 오웰이 피력한 단상들을 모아 놓았다.(책 소개에서 복사해 옴^^;;;)

개인적으로,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특히 2부는 따분하게 읽은 편인데 1부는 인상 깊게 본 편이다.

영국인으로서 식민지에서 억압받고 사는 민중들을 바라보는 가진 자의 입장에서도 그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뇌와 애정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일본'이라고 하는 국가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민족 감정이 앞서고 역사적 오욕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 시절에서도 식민지 조선인을 변호하기 위해,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애쓴 인물들도 분명 있었다.  또 지금도 조상들이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일본인들도 분명 있다.  그것으로 과거의 죄가 속죄되거나 덮어지진 않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고마운 일이다.  이 책을 보면서도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저자의 더 유명한 책들은 아직 보지 못했다는 자각이 퍼뜩 들고 있다. 1984년이나 동물 농장 등 말이다.  대학 수능 시험 언어 영역 지문에도 나왔는데 말이다.

작가가 내가 살았던 동 세기에도 살았던 인물이라는 게 어쩐지 신기하다.  그리 오래 전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안도감? 그런 기분...

아마도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들어준, 그의 이름값을 만들어준 책들도 차분히 읽어봐야겠다.  이번처럼 중간에 집중력을 잃지 말고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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