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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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파울로 코엘료 3부작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그리고 미래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는 시간 구성도 내가 좋아하는 설정이고,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 의도도 나는 참 좋았다.

종종 얘기하지만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속에는 종교색이 조금씩 묻어난다.  드러내놓고 신앙을 강요하는 그럼 색깔이 아니라 그저 은은하고 약간의 향이 나는 그런 기분으로.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은 직업도 신학생에 목사의 길을 가야 할 사람이었다.  어리고도 젊었던 시절의 연인을 만나기 위해 찾아갔지만, 남자가 가진 특별한 재능, 혹은 능력은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었고(아픈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아무리 원해도 여주인공 홀로 독차지할 수 없는 그런 입장의 사람이었다.

글쎄... 이건 자신이 직접 그 입장에 놓여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선택하겠다! 라고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오래 전 내게도 그 비슷한 인연의 사람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함께 하기 위해선 나를 헌신해 선교의 길을 가야 했던 사람, 너무 높은 이상을 좇을 수가 없어서 지레 겁먹고 포기했던 사람. 꼭 이 작품의 주인공처럼 말이다.ㅠ.ㅠ

여자는 피에트라 강가에서 일주일 동안이나 울었다. 울어도 울어도 마음은 정리되지 않는다.  그런데, 기적이 발생한다.  먼 길을 헤매던 끝에 남자가 여자를 찾아온 것...

여전히 남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에게 남자는 말을 한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신이 부여한 능력이란 것은, 자신이 거부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또 다른 기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 그것이 신의 섭리라고...

개인적인 이유로, 나는 굉장히 가슴 뭉클했다.  그들의 사랑이 이제 결실을 맺을 거라는 짐작도 기뻤지만, 그 남자의 그 현명한 대답이 근사하고 고마워 괜히 찡한 마음에 눈물도 그렁그렁 했다.

'인연'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혹은 아무리 높은 이상과 과업이 남아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질 사람은 그렇게 만나지나 보다.  운명론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이 너무 공상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사랑이 이뤄지길 아직도 소망한다.  모두가 그런 사랑 한 번씩은 해보면서 살 수 있다면, 추억이라는 것이 기억보다 아름답지 않을까 상상된다.

3부작 시리즈는 모두 표지들도 이쁜데, 푸른 빛깔의 느낌이 너무 좋아 구겨질까 봐 조심조심 보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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