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면 음악을 듣고, 그리고 눈을 감는 게 습관이다.  그런데 특정 정거장을 지나칠 때면 눈을 뜰 수밖에 없다.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고 이어폰 속의 음악이 들리지 않고 시끄러운 소음이 귀를 파고든 때문.

인근 여고생들이 탑승했다. 둘 셋씩 묶어서 신나게 수다를 떤다.  내 앞자리 옆자리 뒷자리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가 중구난방으로 섞인다. 도가 지나치게 시끄럽다. 미치겠다.

공공장소에서 그만 떠들어!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그러나 눈 감은 채 빨리 정거장이 지나치기를 바란다.  그러나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다.

결국 내가 내리는 역에서 그 여고생들과 함께 내린다. 좁은 통로에서 버스카드 찍으랴 내리랴 떠들랴, 또 다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된다.

분명 내가 여고생일 때도 수다쟁이였던 것은 맞는데, 버스 안에서 저렇게 떠들었었던가?  저런 정도로 떠들면 분명 탑승객 중 어느 어른이 야단을 치는 상황이 벌어졌을 텐데, 요새는 그런 광경을 통 볼 수 없다.

물론, 나도 하지 못한다..ㅡ.ㅡ;;;;;

일주일 째 같은 상황을 계속 겪다 보니 많이 짜증이 났다.  학생들이라고 모두 이뻐보이진 않으니 내게 사랑이 부족한 것일까?(글쎄...;;;;)

무더운 날씨인 줄 모르고, 어제의 추웠던 기억에 긴 팔 입고 나온 나는, 더위와 함께 짜증을 먹은 것 같다.

어쩌면 학생들의 수다로 인한 것보다 내 마음의 불쾌지수가 높았던 것일 지도.

그렇지만, 학생들의 수다지수!는 정말 과했다.

난 차마 그 학생들이 '서울예고' 학생들이라고 말 못한다...;;;;

교복은 정말 이쁜데, 얼굴도 주먹만하고 이쁜 학생들 무지 많은데.... 그들의 목소리는 무섭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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