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27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할 책이었다.

작가 자신도 삼대에 걸친 이야기라고 못을 박았고, 그 이야기가 슬플 거라는 것도 미리 얘기했었다.

이제 2대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쳐가려 한다.  내용상으로는 3부가 끝이 났다.

이미 지난 편에서 한 캐릭터와의 이별을 예고했었다.  그럼에도 예정된 그 끝을 보기가 어려웠다.

떠나보낸 사람을 생각하며 남겨진 자들의 아픔과 눈물과 절망을 보는 게 나 역시 힘들었다.

독자가 이럴진대 작가는 오죽했을까.

작가 한승원은 원고를 마치고도 열흘 정도 출판사에 보내지 못하고 서랍 안에 넣어두었단다.

그녀 자신도 십년 간 품었던 캐릭터를 떠나보낼 준비가 필요했다고...

나는 그 마음이 공감이 간다.  아마도 살아있는 사람을 떠나보낸 것 마냥 힘들었을 것이다.

십년이라는 세월 동안 함께 울고 웃고 그토록 깊이 품어왔는데 이별이라니, 담숨에 무자르듯 다음 이야기로 바로 시작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가버린 사람은 이미 떠난 사람이고, 남겨진 자는 그 유산을 짊어진 채 다시 살아야 한다.

삶이 가혹하고, 남겨진 기억이 잔인할 지라도, 살아남은 목숨은 질기게 이어질 것이다.

작가는 아프고 슬픈 이야기라고 못을 박았지만, 그래도 삼대째의 아이들은 좀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그들은 덜 아플 수 있을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그들의 나라에서 평화롭게, 아름답게, 서로 사랑하며 그렇게 살았으면 한다.

오랜 독자로서의 소망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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