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첫 단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한껏 끼웠는데, 잘못 끼운 것을 알았을 때에는 다시 풀어내는 수고가 필요하고,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끼우는 수고도 해야한다.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때는 반환점 돌 때라고 하던데... 그만두자니 뛰어온 것이 아깝고, 다시 달리자니 달려온 만큼을 더 뛰어야 한다고...
그래도 마라톤은 절반 더 달리면 끝난다라는 희망이라도 있지...
때로, 희망은 절망의 다른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너무 절망이 깊어 희망을 찾지만, 희망이 곧 다시 절망으로 되돌아올 것임을 알면서 억지로 믿는 척이라도 해가며 힘을 내려고 용쓰는 것...
때로, 운명은 체념의 다른 말로 들린다.
바꿀 수 없어. 달라지지 않아. 받아들여야 해... 이렇게 운명과 숙명을 외칠 때, 그것은 곧 체념에 가까운 포기가 아닐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