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윌리엄 가일스 밀턴 시리즈 3
가일스 밀턴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경계를 넘기 어려운 시대에 경계를 넘어선 사람들이 있다.  마르코 폴로가 그랬고, 하멜이 그랬고, 이 사람... 영국인 윌리엄이 그랬다.

그러고 보니 한 사람은 중국을 여행했고, 한 사람은 조선을 여행했고(표류지만 여행이라고 하자.),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은 일본에 들어오게 되었다.

앞의 두 사람은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이 사람 윌리엄은 일본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 조금 다른 특징이다. (조선에서 뿌리를 내린 벨테브레도 있지만)

사람의 생명이란 참으로 모질고도 질겨서, 그 멀고 먼 바다 건너 섬나라에서 반대편 섬나라까지 흘러들어온, 그리고도 살아남은 이 사람 윌리엄의 운명이라는 것이 나는 신기하고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혹 영국서 살던 사람이 일본에 도착한 것이어서 조금이라도 더 살아남기 유리했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살아남은 그 생명력에 경의를 표한다.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을 맞기까지 했지만 그는 끝내 일본에서 정착했고, 인정 받았으며 사무라이 윌리엄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그를 그곳에 더 빨리 적응하게 만든 것은 그가 이룬 가족 덕이 컸을 지도 모른다. (갑자기 이산 가족 생각이 난다. 북에 가족이 있으면서도 남에 와서 다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의 아픔이 문득 떠오른다.... 서울 1945를 보고 온 직후에 써서 그런가 보다...;;;;)

난 혹시 탐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가 이 책을 영화로 만든 작품인가 해서 잠시 검색해 보았는데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남북전쟁 직후고, 이 책의 윌리엄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 17세기이므로 절대 같은 사람일 일 없다.(기였으면 그 영화도 챙겨보려고 했건만^^;;;)

동양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시각, 다른 나라... 도망칠 수 없고 떠날 수 없는 외지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외로운 남자의 눈을 통해서 본 일본의 모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주 감동적이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읽혔고, 하멜 표류기랑 비교도 된다.(하멜 표류기는 너무 딱딱했다. )  물론, 이 책엔 소설적 상상력이 많이 가미되어서 그렇기는 하지만.

난 어떨 지 몰라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다.  도서관엔 지금도 두권의 책이 놓여 있는데, 또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빌려볼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로서는 그냥저냥 괜찮은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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