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힘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27
존 버닝햄 지음,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에드와르도는 전형적인 악동이었다.  항상 말썽 부리고 항상 혼나기 일쑤다.

어른들은 모두 에드와르도를 보며 혀를 차고 야단치기 바쁘다.

에드와르도는 세상에서 못된 아이로 낙인이 찍혀 누구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칭찬 한마디가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았다.

고의로 한 장난도, 혹은 실수로 저지른 사고도 사람들의 반응이 180도로 바뀌어버리자,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였던 에드와르도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이로 둔갑해 버린다.

칭찬의 힘은 놀라웠다.  이제 에드와르도는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즐기게 되었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이 에드와르도를 닮아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사람들은 아이들을 향해 에드와르도처럼 해야지~라며 강요하게 된다.

에드와르도가 우쭐해졌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서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애초에 '낙인'을 찍어 에드와르도를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로 만든 것처럼, 아이를 '천사표'로 고정시켜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그닥 좋은 방법으로 보이지 않았다. 

물론, 칭찬의 힘은 놀랍고 위대해서, 뾰족했던 아이의 심성을 둥글게, 너그럽게 만들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아이들은 에드와르도와 비교의 대상이 되어, 에드와르도가 겪었던 소외의 시간을 되풀이하고 만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존 버닝햄의 전작보다는 그닥 수작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칭찬도 칭찬 나름이고, 말을 제대로 쓰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문제니까. 특히 사람의 심성이 많은 부분 결정나는 어린시절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할 일이니까.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 별점을 작게 주었다. 별 셋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