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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8
하츠 아키코 지음, 서미경 옮김 / 시공사(만화) / 2001년 10월
평점 :
지금은 시공사가 만화사업을 접었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엄청 호평을 받았었다. 작품 엄선도 탁월했고, 책도 고급스러웠고, 그래서 시공사가 만든 책이면 읽어보지 않고 사도 후회할 일이 없었다.
그렇게 내가 시공사를 한참 좋아할 무렵 비슷한 시기에 나온 책이 있다. 하나가 이 책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이었고 다른 하나가 "백귀야행"이고, 다른 하나는 "나만의 천사"였다.
셋 모두 판타지 성향의 작품인데, 가장 그림이 이뻤던 나만의 천사는 절판된 지 오래이고, 이 책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도 언제 완결이 날 지 알수가 없고, 백귀야행만 꾸준히 나오고 있는 편이다.
이 책은 골동품을 소재로 해서 요괴? 원혼? 이런 것들이 이야기거리로 나오는데, 그렇다고 기괴하다든지 무섭다든지 한 내용은 아니다. 백귀야행의 요괴가 무섭지 않고 친근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도 꿈/ 환상/ 신비적 요소가 고루 등장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드라마 스타일이다.
훌륭한 스토리 전개에 비해 그림이 별로 이쁘지 않은 게 흠인데 표지에서도 느껴지지만 일단 얼굴이 너무 뾰족하고(그렇다고 클램프 스타일의 그림체는 아니다) 하체가 빈약하며 어딘가 가분수로 느껴지는 그림체이다ㅠ.ㅠ (그래도 장점은 일본의 '장인' 정신... 문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림체의 부적절함을 빼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작품.
내가 기억하기로 두달에 한 번 일본 잡지에 연재를 한다고 했는데, 그 잡지가 폐간이 된 것일까. 시공사가 만화 사업을 접어서 이 책의 국내 출판이 안 되는 것일까... 이 책은 나온 데까지는 모두 모았는데, 아무래도 완결되고 쭈욱 연결해서 다시 읽어야 더 깊은 맛이 날 것 같아 기다리는데 좀처럼 다음 편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옴니버스 형식이어서 전체 줄기를 잡지 못해도 낱권으로 보아도 재미를 느끼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비슷한 시기에 알게 된 작품인데 백귀야행에 비해 유명도도 떨어지고 많이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에 몇 자 적어보았다.(아니, 몇 백자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