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다리 아저씨들의 행방 1
이마 이치코 지음, 이은주 옮김 / 시공사(만화)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이마 이치코 단편 세트를 샀더니 그 안에 이 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단 제목에서 호감을 팍팍 주는데,
어릴 적 내가 보았던 그 설레임 넘치는 키다리 아저씨는 절대 아니었고...(게다가 '들'이지 않은가.)
내용도 야오이물... 그런데, 성장 만화란다. 으하하핫.
만약 우리나라 만화였다면 '성장만화'라는 타이틀은 절대 못 걸었을 것 같다.
뭐, 변태물이라던가 뭔가 사회적 질서를 헤치는 내용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우리 사회에선 아직도 금기시 되어 있는 소재가 일본에선 너무 버젓이, 그리고 이토록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할 뿐이다. 뭐, 그렇게 만드는 게 이마 이치코의 힘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자신이 고아라고 첫 시간에 말하고, 그 짝꿍이 아버지가 자주 바뀌어버린 이야기를 뱉어버리자, 세번째 자기 소개한 학생이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죄송하다고 말한 부분은 엽기중에서 최고 엽기이며 가학 개그라고 해야 할지.. 하여간 설명하기 까다롭지만 엄청 웃겼었다. 이런 식의, 본인은 진지하지만 남이 보면 웃긴 류의 개그를 좋아한다.
키다리 아저씨들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에도, 기대를 엄청 벗어난 진실이었지만,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애썼던 그들의 모습은 조금이나마 존경스러웠다.
짧은 내용인데, 그 안에서도 완결된 이야기 구조, 거기다가 반전에 코미디까지 결합하는 이마 이치코의 재주가 부럽고 사랑스럽다. 뭐, 아직도 야오이 물은 잘 적응이 안 되지만, 이젠 오히려 즐기고 있는 지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