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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2 - 우리 역사를 바꿀 또다른 30가지 오해와 진실
이덕일 / 김영사 / 1999년 9월
평점 :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는 2권과 같이 구입했는데, 1권보다는 다소 늦게 읽었다. 내가 공부하는 속도에 맞춰 읽느라고 고대부터 시작했더니, 근대를 읽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한참 공부하고 있는 영역을 같이 참고해서 읽었더니 도움도 많이 되었고, 공부에 더 흥미를 주어서 여러모로 기분 좋은 책이 되었다. 1권과 마찬가지로 시간 순서대로 나열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흥미있었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고대사에서는 백제는 삼천궁녀 때문에 멸망했는가/편을 읽으면서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기록이 얼마나 무섭고 폐해가 큰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들"이란 노래에서도 나오지만 여러모로 백제 의자왕은 억울한 게 많을 것이다.(이 부분은 이덕일씨의 '오국사기'에서 더 자세히 나온다.) 학계에서 공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백제 땅은 중국 땅에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보게 되는데, 뭐 그게 사실이라면 삼천 궁녀 쯤이야 문제 없을 터지만, 한반도 안의 백제를 떠올린담녀 삼천궁녀는 택도 없는 소리(ㅡㅡ;;;;) /필사본 화랑세기에 관한 이야기는 유독 관심을 끌었다. 역사스페셜에서도 이 부분을 다뤘었는데 방송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책으로 아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이 내용은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에서 아주아주 길게... 525페이지 분량... 그리고 침튀기며 설명해 놓은 책을 읽었었던 터라서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이렇게 한 챕터라도 설명하는 것을 그 책은 무려 500페이지를 할애함..^^;;;;/
2부 고려에서는 김부식과 일연을 비교해 놓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신채호 선생님의 '조선역사 일천년래 제1대 사건으로 묘청의 서경천도운동'을 들었던 그 논문으로(교과서에 실림) 우리는 유독 김부식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도록 알게 모르게 강요되어 왔었다. 사실 김부식으로서는 몹시 억울한 일일 것 같다. 반대로 일연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민족주의'가 진해지면 이런 식의 문제가 꼭 발생하곤 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를 제시해준 내용이었다.(사족, 그렇지만 삼국사기도 삼국유사도 난 참 재미 없었다.ㅡ.ㅡ;;;;)/지눌의 돈오점수와 성철의 돈오돈수에 대한 차이를 얘기했지만, 사실 이 부분은 읽고서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못 알아들었다. 워낙 관심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전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의식적으로 휙휙 넘기며 읽은 셈...(두 분 저자 중에 누가 쓰셨을까??ㅡ.ㅡ;;;)
3부 조선에서는 왕조교체의 명분으로 '선양'을 내세운 이유도 인상 깊게 보았다. '명분'이라고 하는 것이 유교권이었던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 깨달은 셈.(하다 못해 일본도 임진왜란 당시 '정명가도'라고 하는 명분을 내세웠다. 사실 핑계에 불과했지만.ㅡ.ㅡ;;;;)/ 조선의 왕족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도 꽤 재밌게 읽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속의 '왕족'과는 사뭇 다른 그들의 피곤한 일상에 애도와 묵념을.ㅡ.ㅡ;;;;; / 조선 후기에 양반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는가???? 이 내용은, 아마도 이희근씨가 썼을 게 분명하지만^^;;; 솔직히, 난 이 내용이 곧이곧대로 수긍되지 않는다. 그가 반박한 여러 자료들을 정론으로 삼은 책들도 많이 보았고, 그 책들 속에서 오류라고 느껴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자의 연구성과를 나같은 문외한이 어찌 논리적으로 반박하겠는가마는... 그렇다면 교과서를 쓴 사람들은 모두 바보?? ;;;;; 하여간, 이 부분은 철썩같이 못 믿겠다.(이덕일씨와의 편애 모드가 눈에 확 뛴다..ㅠ.ㅠ)
4부 근현대편에서는 1894년의 농민봉기에 대한 우리 교과서의 미화 작업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고, 이준 열사에 대한 일화 역시 다분히 영웅만들기였음을 읽을 수 있었다. 뭐, 애국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할복자살은 너무 심한 갖다 붙이기였다.
이 책은 우리가 통설로 믿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시대별로 나누어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새로운 이견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때로 기존의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 저자의 의견이 그대로 관철되어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부딪힘 조차도 긍정적인 효과가 아닌가 싶다. 좀 더 깊이 생각하게 하고 찾아보게 하고 공부하게 만드니까.
그런 면에서 역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두 분 선생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 책은 3편까지 나왔는데 4편은 언제 나오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