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8집 - Karma
이승환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가장 좋아하는 음악인, 참 많은 감동과 추억을 준 사람.

최근엔 좋지 않은 일로 일간지를 장식했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름 올리는 것을 피했었다.

내게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건만.

음악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로서는 그의 다음 앨범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정규앨범으로는 가장 최근의 앨범이다.

(최근 앨범은 라이브 앨범 "반란"이다)

카르마는 "윤회"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데, 불교신자이기도 한 그는 '업'과 '전생' 기타 샤머니즘적 전설들을 많이 믿는 편이다.

굳이 그런 믿음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수가 노래할 때에 이런 정서들은 다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에서 그가 보다 풍부한 감성을 들려주었던 것처럼.

첫곡은 대곡 지향의 발라드 "심장병"이다.

작사가 조은희를 내게 깊이 각인시켜 준 곡.

사실 난 곡보다 늘 가사에 더 심취하곤 했다. 부러 가사를 다른 사라에게 맡겼다는 그는, 여전히 그만의 느낌으로 이별의 절절함을 파고들듯이 불러주었다.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가 특별한데 정성미와 김시후가 주연을 맡았고, 두 사람 모두 요새 신인 연기자로서 활발히 뛰고 있다. 드라마 형식이 아닌 이미지 지향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어떤 내용이냐고 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않고 본다면 이토록 감각적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차은택 감독은 역시 알아준다니까. ^^

두번째 곡은 정지찬 곡의 "물어본다"

사실 팬들 반응은 이 곡이 더 좋았었다. 무지 신나니까 ^^

의미심장한 가사에 여러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 자신에게도 묻고 싶으니까.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를 공연실황에 박신혜의 춤을 덧입혔는데, 그 얌전한 얼굴의 신혜양이 어찌나 춤을 잘 추는지, 볼 때마다 놀라곤 한다.(처음 공연장에서 그녀를 보았을 때 난 보아가 나온 줄 알았다...;;;;)

세번째 곡은 "나무꾼의 노래"

세가지 소원을 만들었던 이규호씨 곡인데, 그 자신만큼 섬세한 느낌의 곡이다. 선녀의 옷을 빼앗아 그녀의 날개를 잃게 한 나무꾼이 심정으로 노래하는데, 후렴구의 여음이 오래오래 인상에 남는다.

네번째 곡은 "happy wedding song"

결혼 일주년 선물로 와이프에게 주었던 곡. 이제는 부르기 좀처럼 쉽지 않을 곡.

이 곡을 공연장에서 부를 때는 팬들로부터 미리 결혼사진을 신청 받아 화면으로 멋지게 보여주었었다.

그때 미혼이었던 내가 참 많이 슬펐더랬다..;;;;;

다섯번째 곡은 "마지막 인사"

이승환 작사에 이재명 작곡이다. 이재명이라는 신예를 발굴하게 한 곡인데, 난 이번에도 가사에 더 올인했다.

"밥 꼭 잘 챙겨서 먹고 내 생각 가끔 해" 라는 가사

마음과는 달리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하는 자신을 스스로도 안타까워하는 기분이 잘 나타나 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박신혜와 김시후가 출연하는데, 공개한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팠건만...ㅠ.ㅠ


여섯번째 곡은 "I Envy You"

아카펠라 형식으로 슬쩍 지나가는데, 공연장에선 큰 화면으로 몇 개의 문장 뒤에 이 문구를 적어주었었다.

센스에 감탄하고, 그 문구에 감동받았었다.

일곱번째 곡은 "연애박사"

가사가 무지 웃기다. 그의 라디오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입담의 수준을 알 텐데, 보기와 달리 무지 재밌는 사람이다. 그래서 부러 유치한 가사의 곡도 일부러 집어넣기도 한다. 이 노래의 가사가 유치하지는 않지만 무지 웃기다. 그러나 공연장에서 들어보지는 못했다. 앞으로는 어떨 지 모르지만^^

여덟번째 곡, "Karma"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해외에서 작업할 때 가장 극찬받은 곡이라고 했다.

이승환 작사/작곡이고, 내가 좋아하는 '대구'의 미를 잘 살렸으며, 웅장한 오케스트라 느낌의 반주가 압권이었으며, '업'을 노래한 것으로 이 앨범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곡이다.

이 노래도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 정성미양이 "승무"를 추었다. 노래를 들으며 같이 영상을 본다면 그 절묘한 어울림에 감탄을 했을 것이다.  그는 소박한 노래는 소박한 대로, 화려한 노래는 화려한 대로 잘 소화하는 기질이 있다.(하여간 뭐가 모자르겠는가. 내 눈에 내 귀에^^;;;)

아홉번째, "Quiz Show"

으하핫, 익명 속에 숨어 비겁한 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올린 노래.

심각한 가사와 달리 리듬은 엄청 신난다. 공연장에서 이거 들을 때 땀나도록 뛰지 않고는 못 버틴다. 아, 다시 또 뛰고 싶다..ㅠ.ㅠ

열번째, "하찮은 사랑"

이재명씨 곡인데, 역설적인 제목과 가사가 인상적이다.

비트가 아주 강한데, 그러다가 발라드 느낌이 다시 락이 된다. 누군가는 뽕끼가 흐른다고 표현했는데, 단어가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어떤 느낌을 얘기하는지는 잘 알 것 같다. 역시 공연장에서 최고 분위기 메이커 곡!

열한번째 "변종"

디스코 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좀 특이했다. 솔직히, 따라부르기 너무 어려웠다..ㅠ.ㅠ

열두번째, "Notorious"

역시, 익명성의 폐해와, 무분별한, 그리고 지각 없는 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곡. 역시 짱! 신난다.

마지막으로 "시련은 끝난다."

차분하게 발라드로 끝을 맺는다. 몹시 슬프고 우울한 곡이다.

마지막 사진에서 피흘리는 모습까지 나오는데, 그래서 듣고 있으면 엄청 가라앉는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듣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더 우울해지면, 그땐 퀴즈쇼를 듣는 거지^^;;;

지금은 9집 작업을 하고 있을까?

어서어서 다음 노래를 듣고 싶다. 다음 앨범은 몹시 슬픈 분위기의 곡이 나올 것 같아 안쓰럽지만,

그래도 그의 음악은 언제나 나를 기대케 한다. 그의 공연과 함께.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