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장수 야곱 - 복잡한 세상을 사는 소박한 지혜
노아 벤샤 지음, 공경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야곱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지만 내게는 두번째로 찾게 된 책이다. 처음 읽은 책은 야곱의 사다리였다.

이 책이 출간된 지 무척 오래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다.  그리고 기뻤다.  그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큰 깨달음과 더 큰 위로를 받았을 것 같아서 말이다.

지은이 노아 벤샤는 야곱의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가 독자들에게 해주는 말들이 야곱의 입을 빌려서 나올 뿐이다.  그래서 너무 감탄스러웠다.

세상에 재밌고 독특한, 뛰어난 책들이 많지만 상상력의 기발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격이랄까.  작가 자신이 희대의 철학자, 명상가, 성인... 뭐 그런 의미로 느껴지니 말이다.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야곱처럼 욕심부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족하며,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그들의 상처를 위로해 주고, 그들의 문제에 누구도 해주지 못할 지혜로운 답을 주는 일.... 너무 놀랍고 이상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들리는데, 이런 글이 쓰여졌다는 것을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테지.

그래서, 만약 내 주변에 이런 야곱같은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기꺼이 찾아가 야곱에게 내 고민을, 나의 문제를 털어놓을 용기는 있는가...

야곱과 같은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야곱의 이웃과도 같은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들의 깊은 깨달음과 동조, 그리고 변화까지, 내가 뿌듯하고 또 내가 더 부러운 기분이었다.

야곱의 지혜보다도 그의 겸손이 더 배울 점이 많았다.  그의 탁월함과 우수함보다 그의 따스함이 더 대단해 보였다.

신을 향한 그의 믿음이, 신념이, 기도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베푸는 선함이,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부지런함이 모두 놀랍고 부러워 부끄러운 마음도 가득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야곱, 내 주위에도 야곱과 같은 사람이 분명 있을 진대...

그리고 야곱과 같은 이를 찾기만 할 게 아니라, 나 자신도 야곱과 같은 사람을 닮아가야 하는데...

너무 큰 일이라 엄두도 안 나고 '감히'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그럼에도. 어쩐지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을 넓혀주고 공허함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고마운 책이다. 

나는 오늘, 아름다운 사람 야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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