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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자 13
천계영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이김이 그 자질에 비해서, 살아온 이력에 비해서 억울한 취급을 받은 것은 맞지만, 그녀가 했던 행동이 잘한 것은 아니었다. 그때 도왔던 아이가 잘 자랐기에 망정이지, 그녀가 말한 대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었다면 그녀는 10년 전의 그 결정을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설정이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에 나온다. 연쇄살인범으로. 오랜만에 서늘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언급해봤다.
이제 제법 잘 나가는 젊은 사업가로 성장한 마테에게 경제 전문지가 인터뷰 요청을 해왔다. 사진 찍겠다는 말에 저렇게 필요 이상으로 섹시한 포즈를 취하는 독고 마테. 마테야, 많이 오버했다!
훈남 최다비드의 본명이 최대칠이었구나!
앞으로도 다비드로 불러줄게. 암! 다비드가 더 잘 어울리삼!
그런데 이런 이런! 다비드에게 숨겨진 설정이 있었다. 그걸 알아차린 보통이가 저렇게 꺼이꺼이 울만큼!
이렇게 잘나고 멋진 인간이 자기를 좋아해 주는데, 자기는 더 잘 생긴 마테에게 푹 빠진 게 억울해서 울고 있다.
아, 이 엄청난 솔직함! 그래그래 이해한다!
내가 슬픈 노래 좋아하는 게 저런 마음이었던가?
세상에 나만 슬픈 게 아니구나... 싶어서 위로가 되는....
차분한 곡조를 좋아하는데, 그런 노래에는 보통 슬픈 가사가 어울리기 마련이어서 그렇겠거니 싶었다.
이런들 어떠랴, 저런들 어떠랴... 싶지만.
암튼, 이 작품 연재 당시 나는 가수다가 한창 열풍이었구나. 꽤 시간이 흐른 걸 느끼겠다.
여밈이 거지꼴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설정상 그럴 뿐, 그림으로는 예쁘다.
그런데 거지 취급 받으며 여기저기 매장에서 쫓겨나는 게 얼척 없다.
예전에 카운트다운에서 전도연이 저런 설정에 놓였었다.
백화점에서 옷 고르는데 무슨 일로 왔냐는 직원의 질문에 그녀가 카드를 들이밀며 말했다.
"돈 쓰러 왔지요"
그리고는 완벽 변신!
여기서는 마테의 등장으로 반응이 달라진다. 저 매장 서비스 참 못 쓰겄네!
사실이 진실이란 법은 없다- 그 평범한 진리를 여밈이 여태 몰랐구나. 그리고 이제 피부로 와 닿으며 깨닫는구나.
스스로를 남성혐오증이라 명명했던 여밈이지만, 그건 아마 출생의 비밀과 연관이 있을 듯도 하다.
여밈은 남성혐오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다. 좋은 남성을 못 만났을 뿐.
마테가 좋은 남자냐고 한다면... 나쁜 남자에 더 들어맞지만, 좋은 면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겠다.
그렇다면 마테 엄마에게도 그런 좋은 면이 있기는 한 걸까??
뭐, 사람은 이면지 같으니까 분명 다른 면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13권은 작가가 속도에 치이지 않고 본인의 호흡으로 만들어서 편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래서 인지 속도감은 줄었지만, 읽기는 더 좋았다. 연재작들의 발행 연도를 보니 동시에 두 작품을 진행했었나 보다. 이 작품 시작할 때 하.신.소 완결에 가까운 시점이었던 듯. 그리고 이 작품 끝나갈 때 또 다른 작품을 동시에 진행했을지도....
참으로 멀티가 잘 되는 작가님이시다. 하긴, 예전에 황미나 작가님은 일주일에 한꼭지씩 한달에 마감 4개씩 하기도 했는데 입이 쩍 벌어진다!
아, 그리고 여태 언급을 안 했는데 이 작품에는 천계영 작가님 말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내는 6명의 작가분 이름이 함께 올라가 있다. 문하생보다 파트너에 더 가깝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어 기뻤다는 작가님 얘기가 나도 기뻤다. 완결작에는 각자 어떤 부분을 맡았는지도 후기로 설명해 주셨음 좋겠다. 주문한 내 17권은 언제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