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를 위하여 5
이미라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지금 어린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아마 이름을 잘 모를 것 같지만, 9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 특히 여학생이라면 이 책 "인어 공주를 위하여"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심지어 텔레비전 학원물 드라마에 선생님도 아는 책으로 묘사되었으니까.

생각해 보면, 참 많이 좋아했었는데 요새는 그 애정이 많이 식은 작가이기도 하다.  요새는 만화 잡지물-윙크, 이슈 등등...-을 못 보게 되니까 활동을 하고 있는 지도 전혀 모르겠다. "남성 해방 대 작전"이 아직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몇  편까지 모았는 지 기억이 나지 않아 더 이상 못 사고 있다는 비극적인 전설이..ㅠ.ㅠ(책이 어디에 있는 지 찾지를 못하겠다. 엉엉...ㅠ.ㅠ)

또 생각해 보면, 재밌게 보고 몇 번 울기도 하고 참 좋아라 했던 작가였지만, 그때에도 '황미나 김혜린 신일숙 김진' 등등과는 감히 견주지 못했다는 기억이 난다. 작가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래서 오래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의 내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만 남은 것처럼.

너무 만화같은 그림체여서 귀엽기는 하지만 '멋있다' 혹은 '아름답다'라는 감탄사는 잘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의 서사 구조가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것은 작가의 피말리는 작업을 너무 깎아내리는 평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아주 빼어난 작가는 아니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억 속에 좋은 작가로 남아 있는 것은, '소녀' 시절의 로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작가였다는 기억에 의지해서다.  이 책은 한 때 우리 나라에서 날리고 지금도 일본에서 꽤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을동화 겨울 연가 기타 등등의 시리즈를 떠올려 보면 아마 비슷한 이미지일 것이다.  당시 우리는 그 드라마들을 열광하며 보았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대박이고.  그런데 지금 봄의 왈츠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더 이상 '그런' 정도의 이야기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높이가 달라졌으니까. 단순히 멋진 주인공 커플이 등장하는 걸로는 만족시킬 수 없다.  이제는 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 드라마가 뜨는 시대니까.

그래서 나는 이미라를 떠올릴 때,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었던, 꽤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영광을 찾지 못하는 조금은 잊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내게는 그녀의 일러스트 팬시 엽서가 꽤 남아 있다. 포장지도 있고 기타 등등 몇몇 물건들이 있는데, 이제는 '이미라'라는 이름이 참 낯설게 사람들에게 들린다. 책을 검색해 보아도 품절 절판이 대부분이고, 책방에 가도 그녀의 책은 비인기 책이 되어버렸다.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 시절의 향수를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애틋함이다. 내 고등학교 시절 참 좋아했던, 소장까지 했지만 결국에 헐값에 팔아버린(그때는 이사가면서 어무이께서 다 버린다고 협박을 하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 예뻤던 책. 제목은 또 얼마나 문학적이던가.

그녀에게 다시 재기의 기회가 왔으면 한다. 작품으로 다시 승부를 보아 우리가 기쁜 재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ps. 그나저나 그 책은 왜 안 나올까? "마법사의 별"이던가. 중간에 연재 중단된 아주 예쁘고 신비로웠던 책이 있었는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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