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You 1 - 애장판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한승원의 그림체는 좋을 때가 있고 싫을 때가 있다.

재밌는 개그체의 그림은 유쾌하기도 하고, 정성을 들인 의상과 장신구 건물 등등은 와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너무 만화체의 그림은 때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서, 작품의 진지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 작품이 그랬다.

내용은 지극히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하건만 그림체에서 어른스러운 느낌이 전혀 배어나오질 않는다.  적어도 이 작품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공감을 불러 일으킬 내용인데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그림체에서 오는 어떤 불만조차도 모두 잠식시키고 별 다섯을 무조건 줄 만큼 작품은 훌륭하다.  왜 훌륭하냐고 묻는다면 모두 개인차가 있는 거겠지만, 나로서는 참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그들의 사랑이, 그들의 헤어짐이, 그들의 변명이... 조건 없이, 이유 없이,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모두 받아들여졌다.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건 감정이입의 극치였을 것이다.  내 마음이 아프고 힘들 때에,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을 보니 나만 외로운 게 아니어서, 나만 아프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비겁한 안도의 한숨 같은 것 말이다. 

어떤 상처는, 흔적이 남아야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떠올릴 수 있지만, 때로 어떤 상처들은 겉으로 전혀 흔적이 없어 보여도 오래오래 각인이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게 한다.  사랑도 그렇다.  어떤 사랑은 그 후유증이 너무 길어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상처를 다시 치유시키는 것은 '사랑' 그 자신이다.  사랑은 너그러워서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조급한 것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일 뿐 사랑이 아니다.

읽으면서,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며 감탄도 했다. 내게는 마리안이 그랬다.  저렇게 다 내주고, 그렇게 버림받고도 아직도 변함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놀라움.  신파 드라마에나 나올 것 같은 설정이라고?  으음. 그건 선입견~! 읽어보면 절대 그렇게 생각지 않을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그대로 독자에게 이해되고 인정되는 경지, 그것이 한승원의 매력이고 또 그녀의 내공이 아닐까 싶다.

연재물로 보았었는데, 기어이 모두 소장하고 말았다.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오래오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라도 다시 보고 싶어서...

스무 살의 나와 서른 살의 나는 분명히 다를 테지. 서른 살이 되어서 다시 만나면 그땐 또 어떤 느낌을 받을까.

사랑할 때와 헤어졌을 때 읽는 맛은 또 다를 테지.  같은 작품을 다른 색깔로 만날 수 있게 작가의 내공도 역시 만만치 않더라...

왜 제목이 YOU인지는 보면서 확인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