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미안의 네딸들 2
신일숙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86년도에 시작되었고 95년도에 끝이 났다.  그 십년의 시간 동안, 작품이 완결되기를 오래오래 기다렸다.  한 권이 나오고 다음 권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 다음 권이 나오면 앞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가며 보아야 했던 기억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고 여전히 목메이게 했던 작품. 이제는 완결된 지 십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내 책장에서 그 존재로 빛나고 있는 책을 소개해 본다.

제목 그대로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 주인공이다. 특히 막내 딸이 운명의 소녀인데, 그녀를 둘러싼 신과 인간의 대립, 언니와의 왕위 계승 문제, 운명과의 싸움 등은 보통 스펙터클한 것이 아니어서 작가의 그 놀라운 스케일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작품에는 그리스 열두 신이 그 특성 그대로 인간의 성격 그대로 나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역사적 배경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실존 인물들도 여럿 나오며 이 작품이 픽션이라는 것을 독자로 하여금 여러번 의심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행복한 인생을 살고 누군가는 비참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저마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고자 애쓰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작가의 정성들인 그림체도 훌륭하지만, 매번 이야기의 한 마무리마다 등장하는 나래이션은 작품을 더 고급스럽게,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사랑과 욕망의 줄다리기를 참 조화롭게 만든 이 작품은, 작가에게도 꽤 큰 의미가 되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난 솔직히 신일숙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이만큼의 만족도를 보지 못했다.  꽤 기대했지만 용두사미격이었던 리니지와 파라오의 연인은 솔직히 기대치에 많이 부족했다...;;;;

물론, 아르미안의 네 딸들도 마지막편은 조금 싱거웠다.  그건 독자의 예상과는 맞아 떨어지지 않은 결말에 대한 일종의 투정이기도 하지만, 좀 급히 그렸는지 마지막 편은 그림이 많이 어색했다. (솔직히 신일숙 작가의 그림은 인체 비례가 많이 안 맞는다. 얼굴은 예쁘지만^^;;;)

그러나 이 정도는 거의 옥의 티 정도 수준이고, 작품은 전반적으로 아주 훌륭하다.  이 작품을 읽지 못한 사람과는 얘기하기 싫을 정도라고 말하면 과장이겠지만....

학생들에게도 공부를 위해서라도 꼭 보라고 추천해주는 책이다. 뭐, 그네들이 과연 보겠느냐만...;;;;;

작가가, 이같은 작품을 다시 한 번 써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그 자신을 뛰어넘는 역작이 다시 등장하기를...

그래서 또 한 번의 전설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정말로 애타게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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