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22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모처럼 낙빈이 제대로 예뻤던 이야기였다. 환생을 거듭한 그녀는 전생을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이 저질렀던 모든 죄업과 함께. 그런 그녀가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현생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낳아준 어미도 그녀를 무서워했다. 아이답지 않은 아이. 뱃속에만 2년을 있다가 나와놓고는 남들보다 훨씬 빨리 자라는 아이. 어린아이의 눈빛도 아니고 어머니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그런 아이도, 어미에게는 소중했다. 목숨과 바꿀 만큼. 후회는 언제나 늦게 따라오기 때문에 사람을 괴롭게 한다.



여전히 후예는 조연의 역할만 해냈지만, 그게 그의 몫이었다. 별 수 없는 일.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낮의 하백이 낙빈을 찾은 것은 저주를 풀기 위함이었다. 그래야 사랑하는 아내와 이제 갓 만난 딸아이를 지킬 수 있다. 여전히 낙빈에게는 약하기만 한 그. 그런 그라도 보고 싶어했던 그녀의 마음도 애닯다.



용왕족의 수장 태을진인은 여전히 저울질을 하고 있다. 빼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수명만큼은 모시고 있는 주인을 따라가기 때문에 강한 주인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인지상정. 남다른 설정이 마음에 든다. 그래도 그에게도 하백을 향한 '우정'이라는 게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순전히 힘의 강약만으로도 하백을 주인으로 섬긴다면 그도 나쁠 것 없는 결말이지만, 그는 '친구' 하백은 잃을 것이다. 주인의 '수명'뿐 아니라 됨됨이도 좀 봐줬으면. 황제 헌원은 좀 아니지 않소!



드디어 무이와 소아가 만났다. 연인들의 재회는 반가운 법. 모든 기다림과 원망과 서러움은 뒤로 한 채 자신이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무이가 한뼘 이상 성장한 것이 느껴진다. 소아가 유화를 낳아 키우면서 강한 어머니가 된 것처럼, 뒤늦게 아빠가 된 것을 안 무이 역시 자라난 머리만큼 조금은 더 성장했다. 이제 어린 하백을 볼 수 없는 건 살짝 아쉽지만, 기꺼이 축하해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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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1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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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2 1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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