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21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든 신탁이 문제다. 오이디푸스 신화에서도 그랬듯이, 신농과 헌원이 서로 상극이라는 신탁이 없었더라면 어미 요희가 아들을 마음 속으로 선택하는 일도, 그 마음을 들켜서 헌원이 비뚤어지는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 전쟁의 모든 뿌리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뭐, 이제 와서 아무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오해가 길게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소아가 왜 자신을 떠났는지를 하백이 여태 몰랐다는 건 이 녀석의 눈치없음을 좀 원망하고 싶지만, 적어도 그녀가 지어준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작품의 백미는 하백이 낮에는 힘을 쓸 수 없는 어린아이의 몸을 하고 있다는 데에 있는 듯하다. 보통 힘이 강한 주인공들은 나쁜 놈보다 더 큰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착한 마음씨'나 '동정심', 남을 돕는 마음 등으로 위기에 빠지곤 한다. 그게 정석이긴 한데, 그래서 남들보다 더 교활하거나 미꾸라지 같은 성격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면 그게 또 재미있기도 하다.


자, 그러니 이제 노출된 소아의 위치를 황제가 먼저 찾는 건 수순이다. 한발 늦을 수밖에 없는 하백은 어떻게 처자를 지킬 것인가.


인간으로 환생한 낙빈. 예전의 그 어두운 성격은 그대로인 걸까? 작가가 4년 뒤로 설정해 놓았는데 백속에 있던 10개월까지를 포함하면 아이가 너무 어린 것 같다. 한 6년 정도로 설정해 놓으면 아이 나이가 5살 정도로 더 낫지 않았을까. 주인공들의 그리움도 더 커지고. 어차피 나이도 먹지 않는 신들인데 뭐 어때.



미갱이의 마감일기에서 이번에도 빵 터졌다. 유화야, 너도 어린 하백 못지 않게 귀엽단다. 근데 그 귀여운 아이가 네 아빠란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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