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16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표지도 근사하다. 저 문을 열고 하백이 들어온다니... 아흐 동동다리... 멋지구리 하구나! 지붕이 너무 작은 게 살짝 흠!



컬러 그림일 때 옷의 문양이 좀 더 단순해지는 것 같다. 색칠하기 힘들어서일까? 그런데 단조로워진 지금 의상이 더 마음에 든다.



영겁의 세월을 사는 신들을 이리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 황제 헌원이 형님 신농을 치고 천상의 주인이 되고자 했지만 그 역시 '권력'보다는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 동왕공을 선택한 서왕모의 사랑 말이다. 신농의 어머니 요희는 두 아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었다. 더 살려야 하는 쪽이 있었다 할지라도 차마 선택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어머니이니까. 선택하지 못한 그녀의 방황은 하백의 가족을 깨뜨렸다. 결과적으로. 동왕공과 서왕모는 헤어져야 했고 하백은 아비 없이 자라야 했다. 



낙빈은 후예를 살리기 위해서 아비 헌원의 도움을 받았고, 그 바람에 하백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하백을 사랑했고, 본인의 목숨을 버렸다. 후예는 어떤가. 다시 낙빈을 살리기 위해 아비의 주문에 움직여야 했다. 그 선택에 친구를 버려야 했다. 상대를 사랑하지 않음이 아니지만, 더 사랑하고, 더 살리고픈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서왕모도 그랬다. 소아가 미운 것이 아니다. 기억을 지웠던 그녀가 자신의 아들 하백을 기억해냈다. 하백의 신부로 바쳐진 인간이지만 그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들의 목숨 앞에서 그녀는 한낱 인간일 뿐이다. 그녀의 저울이 어디로 기울지는 명백하다. 


무라와 비렴도 그랬다. 새롭게 등장한 길상천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인간을 사랑해서 남편을 신으로 만들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그를 죽였다. 인간으로 신이 되었던 그 남자가 죽음의 신인 서왕모를 찾아가 신을 죽이는 방법을 구했던 것은 스스로 죽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길상천녀의 오랜 미움과 증오는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앞서서 짐작해 본다. 



어린아이 모습으로 지내던 요희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여신의 위엄!



몹시 흥미롭게 읽었다.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뒤 이야기가 더 역동적으로 변했다.

이제야말로 소아가 뭔가 한몫을 해줬으면 한다. 자, 판이 깔렸으니 소아야 움직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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