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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2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지난 주말에 마타하리 공연이 시작됐다. 아직 후기도 보지 못했고 초연이어서 정보도 거의 없지만 출연진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류정한이 출연해서 보고 싶은 작품이지만 여주인공이 옥주현이라는 것도 메리트가 되었다. 수년 전만 해도 다 마음에 드는데 옥주현이 여주인공인 게 별로여서 망설이던 때가 있었다. 뮤지컬 배우 십년 차에 그녀가 이뤄낸 성과다. 박수!!!!
인도네시아어로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을 지닌 마타 하리. 얼마 전에 샤넬이 진짜 스파이였다는 증거가 공개됐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는데 마타 하리는 어느 쪽일까? 화려한 무대 위에서 공연을 마치고 내려오면 누구나 허무함에 싸일 것이다. 그런 자신을 다독이기 위해 도예를 배우기 시작한 지 이미 몇 년 째란다. 그 이야기에 옥주현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스스로를 관리할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위무할 줄도 아는구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고은성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의 시대'라는 노래에 빠져서 원어로 부르려고 불어 학원을 다녔단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듣고 있다. 한참 TV광고 하던 맷 로랑이던가?? 암튼 그 배우의 성량에는 비교가 안 되지만, 고은성의 노래도 좋다. 호흡만 좀 더 길면 더 좋겠다.
이번 호에선 김유선 분장/가발 디자이너 인터뷰가 실렸다. 소모품인 가발을 시즌마다 새로 제작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주조연 캐릭터 가발은 최대 두번, 앙상블 가발은 최대 세번까지 사용하고, 그 이상 사용하면 폐기한다고 한다. 세탁 후 보관하는 것도 꽤 큰일일 것이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20년이나 이어진 연극이란다. 함께 작품하다가 고인이 된 분도 이미 두분이라고. 곧 개봉하는 영화 중에 동명 작이 있어서 관련이 있나 싶었는데 소재가 다르다. 연극은 화성 연쇄살인사건, 영화는 정신병원에 억울하게 감금된 여자의 이야기다. 러시아에선 60대 할머니가 아직도 10대 소녀를 연기한다고, 무대란 그런 공간이라고 설명하는 이대연 배우.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무리수!
독일 베스트팔렌 주의 특색 있는 공연 도시들 소개도 재밌었다. 특히 보훔의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전용극장이 인상 깊었는데, 출연진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무대를 질주하는 레이스를 볼 수 있게 좌석을 배치한 게 재밌다. 예전에 EBS 스페이스 공감이었던가, 임태경이 이 작품 노래 불렀던 게 생각난다.
지방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이렇게 당당히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런 것이 곧 지방자치!
연극 렛미인 리뷰도 있다. 렛미인을 보고 온 입장에선 칼럼처럼 큰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볼 만했다고는 할 수 있다.
오디션 경쟁률이 무려 600대 1이었다고 한다. 대단해!
이번 호에는 무려 이승환 공연 소식도 있다! 음하하핫, 역시 사서 보길 잘했어!
그러나 내가 가진 못한 공연이다. 이승환과 아우들이라는 제목으로 락 공연이었다.
이승환 단독 공연이면 락 공연도 당연히 가지만, 여러 팀이 나올 때는 피하기 시작한지 몇 년 됐다.
이승환 나올 때까지 최소 두시간에서 네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스탠딩으로 그걸 버틸 체력이 이제 없어..ㅜ.ㅜ
공연 마케팅의 새 바람으로 등장한 게 컨셉 사진이란다. 증명사진 같던 프로필 사진에서 작품의 색깔을 느끼게 해주는 컨셉 사진이 등장한 게 '엘리자벳'이었다고. 그러고 보니 그때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이 넘넘 이뻐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확실히 컨셉 사진이 더 또렷하게 작품을 각인시켰다.
과거 제작사들이 오리지널 공연을 그대로 가져오는 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던 것과 달리 최근 5년 사이 음악과 대본을 사와서 국내에서 재창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형식의 작품들이 엄청 늘어났단다. 그래서일까. 초연 때보다 재연 때에 확실히 다듬어져서 극이 더 자연스러워진다. 같은 공연 안에서 첫공보다 막공으로 갈수록 대사가 다듬어진다. 과거에 실망했던 작품들도 다시 보면 좀 나아졌으려나? 이를테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드라큘라 같은...
배우의 작품 경력을 그래프로 표현한 'life graph' 주인공은 박은태다. 앗싸!
주로 비극적인 정서가 강한 작품에서 처절한 캐릭터를 맡다가 무대에서 흥겹게 놀 수 있었던 엘리자벳의 루케니 역할이 참 즐거웠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그동안 너무 우울한 역을 해왔다. 최근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작품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스타일이어서 걱정이 되는 배우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엘리자벳에도 꼭 출연해 주기를!
원작 소설의 한 대목을 옮겨와 작품 사진과 함께 실어주는데 이번 호는 '프랑켄슈타인'이다. 사실 작년 연말에 공연 보기 전에 읽으려고 책을 사두었는데 표지도 못 열어봤....;;;;;
메리 셸리와 친분이 있던 바이런이 그녀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유령 이야기를 하나씩 짓자고 제안하면서 이 작품이 나왔다고 한다. 일행 중 유일하게 그녀만이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아담이 되어야 하지만 타락천사가 되어버린 불행한 괴물의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졌다.
2월호를 3월 끄트머리에 가서야 다 보았지만, 그래서 공연 소식을 자꾸 늦게 듣지만, 아무튼 이번호도 만족스럽다.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