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니콜라의 빨간 풍선 - 꼬마 니콜라 탄생 50주년 기념 꼬마 니콜라 7
르네 고시니 지음, 이세진 옮김, 장 자크 상뻬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꼬마 니콜라를 처음 만난 건 2004년이었다. 도서관에서 시리즈를 발견했는데 재밌어서 금세 다 읽었다. 그 책 덕분에 장 자끄 상뻬에 흠뻑 빠졌다. 도서관에는 상뻬의 여러 책들이 있었다. 당시 양장본으로 된 두꺼운 그의 일러스트집을 사서는 아껴 읽느라 자기 전에 하루 한장 내지 두장만 펼쳐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쉽게, 더 많이 책을 사곤 하지만, 그런 만큼 책 귀한 줄 모르고 책을 쟁여두기 일쑤다. 이 책도 책장에 꽂힌지 6년만에 펴보았다. 그새 새책이었던 아이가 시간의 때를 입어 윗쪽 테두리가 약간 바랬다. 방안에만 있었고 햇볕도 받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되지?? 


하여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난 니콜라 시리즈다. 이 책은 르네 고시니가 죽고 30여 년 뒤, 그의 예전 원고를 들고 고시니의 아이가(아들인지 딸인지 모르겠다) 상뻬를 다시 찾아가서 삽화를 부탁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았다. 첫 자리에 배치된 '부활절 달걀'은 예전에 발표한 내용인가 보다. 이야기의 연속성을 위해서 다시 배치하고, 뒷부분은 고시니가 생전에 써둔 원고에 상뻬가 30년 지나서 삽화를 새로 그려 입힌 내용이다. 그림이 훨씬 깔끔하게 변했고, 니콜라도 개구지기만 한 게 아니라 좀 더 세련된 느낌으로 변신했다. 같은 사람이 몇 십년이라는 시차를 걸쳐서 같은 캐릭터를 그리다니, 참으로 멋진 일이다. 


10년도 더 전에 읽었을 때는 훨씬 재밌었는데, 다시 보게 된 니콜라는 예전만큼 신나지는 않았다.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어서인지, 재미가 덜해서 고시니가 먼저 발표하지 않고 내버려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반가웠던 건 사실이다. 예전에 발표한 니콜라 시리즈는 아이들이 너무 악동이어서 읽으면서 피곤하기도 했다. 이런 아이가 집에 있으면.... 귀엽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에선 시리즈마다 니콜라와 그의 친구들이 비교적 얌전해서 매력이 떨어졌다. 역시 니콜라와 그 또래 친구들은 개구지게 놀아야 제맛이련가...


대형 식료품점에 가서 끝내줬다고 생각했던 니콜라가 그래도 우리 동네 식료품점이 더 좋다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카트를 놓을 자리도 없는 자그마한 식료품점이지만 갈 때마다 콩파니 아저씨가 비스킷을 주신다. 상자 바닥에 남은 부스러기지만 그래도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고... 그 대형식료품점은 오늘날의 대형마트에 해당하겠다. 60여 년 전에 이미 니콜라는 대형마트의 폐해를 알아보았네. 똑똑한 어린이일세!


모두 열편의 새롭게 소개된 니콜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니콜라 뿐아니라 아빠와 엄마, 선생님, 이웃 어른들과 친구들, 삼촌까지 등장인물이 아주 많다. 반세기도 더 전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통하는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특히 엄마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센스 없이 솔직하기만 해서는 아내의 잔소리를 잔뜩 들어야 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더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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