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나왔는데 우리보다 먼저 나간 사람들의 숙소 열쇠가 엘리베이터에 비치된 반납 상자 안에 가득했다.
다들 참 부지런하구나!

신한은행이지만 '제주은행'이 더 크게 적혀 있다. 제주만의 특징? 혹시 다른 지방도 이런가??
아파트 앞에 솟아있는 야자수가 신기신기!
부동산은 커다랗게 '땅'을 강조했다. 서귀포에서 횡단보도 없는 것과 함께 제주에서 신기했던 부분들이다.
마지막 날 아침은 제주 몸국으로 결정했다. 해산물을 잘 먹지 못하는 나이지만 미역국은 잘 먹으니까 해조류 괜찮지 싶었다.

버스 타고 도착한 김희선 제주 몸국. 작은 식당인데 손님이 엄청 많았다. 택배 주문도 엄청 들어오는 듯.

나름 큰 맘 먹고 도전했는데 다소 남겼다. 음식 잘 안 남기는 나로서는 이례적인 일. 내게는 너무 비릿해...ㅜ.ㅜ
근처 용두암으로 구경을 갔다.

인어 아가씨 안녕~
여전히 날이 많이 어두웠다. 비가 안 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섬나라 날씨는 이렇게 변화무쌍하구나. 가보지 못했지만 영국 날씨가 이해가 감...
하긴, 나 일본 갔을 때도 비 엄청 왔더랬지...
고백하자면, 나 여행 갈 때마다 비왔다. 심지어 건조기후인 이집트에서도 비 왔...;;;;
친구가 자기 일년 동안 있는 동안 비온 것 처음이었다고..... 우신이 강림했나...

자그마한 바위였다. 너그럽게 봐주면 용머리처럼 보인다. ㅎㅎㅎ
셀카봉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데 관광버스 한무리가 도착하고 중국 관광객이 우르르 들어왔다.
순식간에 수백명의 사람들에 둘러싸임. 이제 공항으로 가자!

공항에선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던킨 도너츠와 커피 한잔!
그리고도 시간이 남아 면세점도 들렀다.
국제공항 면세점 규모와 비교하면 동네 구멍가게만큼도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은 바글바글.
친구가 갖고 있던 접히는 선글라스가 엄청 신기했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같은 제품은 없었다.
하나 남은 레이밴 모델이 나한테 안 어울려... 안경 알이 뺨에 닿더라. 내 코가 너무 낮아서 그런가?? ㅡ.ㅡ;;;;
지난 여름 부산에서 안경 떨어뜨려 기존에 쓰던 선글라스에 기스가 났다.
그래서 세일하는 선글라스 하나를 샀는데, 세일을 해도 비싸....
제주에서 20만원 썼는데 거의 육박하는 가격....쿨럭... ;;;;;
우린 갈 때도 올 때도 모두 비상구 좌석에 앉았다. 친구가 알려준 건데 이코노미 석조차도 엄청 넓다는 것이다.
비상사태에 승무원을 도와 승객들을 우선 구조하는 임무가 주어진 자리라 한다.

우왕, 앞좌석과 이만큼의 간격이!!

규슈 갈 때는 진에어를 탔는데 쥬스랑 스낵 정도 나왔나? 아니 스낵만 줬던가? 암튼 먹거리를 먹긴 했다.
그런데 제주 티웨이는 물 한잔! 온니 물 한잔. 아하하핫! 근데 컵이 예쁘다. 재생컵도 마음에 든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멘무샤에서 시킨 치즈카레 돈까스와 탄탄멘. 맛은 그냥 쏘우쏘우~

김포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엄마만 계셨다. 반갑게 나를 맞아줄 줄 알았던 조카들은 큰언니네 가 있어서 밤늦도록 만나지 못함..;;;

나와 거의 동시에 도착한 제주에서 보낸 택배

레드향 한상자 25,000에 택배비 5,000원. 바다 건너 보내고 싶을 만큼 맛은 꿀맛!

그리고 제주 삽질의 대표였던 초콜릿 상자들... ㅎㅎㅎ

다행히도 맛났다.

팥이 들어간 쑥빵은 아주 맛있어서 인기가 많았는데,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보리빵은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쑥빵은 금방 동이 나고 보리빵은 오랜 시간에 걸쳐 먹어야 했는데, 막판에는 딸기잼 찍어 먹....;;;;

제주에서 받은 인상은 상인들은 호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살거면 사고, 말거면 말고~ 이런 느낌?
(뉴스에서 들으니 우리나라 취업률 1위가 서귀포, 3위가 제주시라고 했던가... 그게 모두 중국 관광객 덕분이라고...)
그래서 한라봉 가게 사장님 같은 황당한 반응이 나오는 걸지도.
강남부심 택시기사님은 아마도 종편뉴스만 챙겨 듣는 청취자가 아닐까, 혼자 생각했다. 아님 말고!
버스에서 내 어깨를 찍고 뒤로 가버리신 할머니 한분. 내 어깨가 너무 단단해 보였나? 의자 등받이로 아셨나? 엄청 아팠다능!
좋았던 분들도 계셨다.
제주 도립미술관 가던 길에 탔던 택시 기사님은 셀프 관광해설사를 자처하셨는데, 말 속에 제주를 향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산,악,봉,오름으로 구성된 제주...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이름도 곱다!
천지연 삽질은 무모한 지름길을 알려주신 분 덕분이었지만 되돌아올 때 다시 길 안내를 해준 젊은 여자분은 아주 정확하고 적절하게 안내를 해주셨다.
김영갑 갤러리에 가려고 버스 기다릴 때 셀프 길 안내 해주셨던 어느 아저씨도 고마웠다.
비록 버스가 우리를 버려 가지는 못했지만...ㅠ.ㅠ
무거웠던 가방을 매표소 안에 보관해준 지니어스 로사이 직원분도 친절했다. 진심 고마움!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고, 날씨도 안 도와줬고, 머피의 법칙도 이어졌지만, 나름 충만했던 여행이었다.
더군다나 우리가 돌아오던 날 진에어였던가?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서 연달아 다섯 대가 결항되어서 승객을 다른 비행기에 나눠 태우느라 애먹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이주 뒤였나?
폭설로 비행기 결항되고 승객들이 공항에 발 묶여 난민신세가 되었던 걸 생각한다면 나의 제주 여행은 그야말로 안전하고도 안락했던 셈!
제주는 넓고, 볼거리는 여전히 많고 체험할 것도 많으니 이후로도 워너비 여행지가 될 것이다.
다음에는 꼭꼭 말도 타보고 김영갑 갤러리도 가는 걸로!
이제 인화할 사진 골라야지~
예전 같았으면 내가 이 포스팅에 내 사진을 엄청 올렸겠지만 이제는 참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