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산도르마라이의  “열정”을 먼저 읽고 이 작품을 접했다.  작가의 스타일이 한결 익숙해져 있었기에 이 작품을 읽을 때는 보다 편안하고 가벼운 호흡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비록 제목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 에스터가 겪은 만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인칭 시점이었기에 주인공이 감정을 보다 솔직하고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때로는 너무 가까워서 그녀 앞에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로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처럼 생생하게 보이고 또 그만큼 격분(?)하기도 했다. 

“열정”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이 작품 "유언"에서도 엔딩은 다소 허무하거나 혹은 김이 새어버린다.  그것은 작품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엔딩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최근에 엔딩을 본 "달콤한 스파이"의 마지막회와 비슷한 그런 느낌?(작품의 격조는 많이 차이가 나지만^^;;)

작품의 결말은 열려 있다. 독자에 따라서 어떻게 반응하냐는 많이 차이가 날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와 현대 모두 가장 흔하고 또 가장 리얼한 소재가 바로 "사랑"일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가치만 본다면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답고 또 뜨거운 이 감정을, 어떻게 가공하고 포장하는 가에 따라서 지니고 있는 의미는 수천 수만 가지로 바뀐다. 주인공들이 말하고 있는 그 '사랑'이 각자 어떻게 유지되고 또 변하는 지, 독자의 입장에서도 한 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다 읽고 나서, 이 작품은 훗날 좀 더 나이를 먹고 나서 읽어보면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리란 생각을 했다. 내가 좀 더 사랑을 많이 알고 인생을 깊이 안 그때에 말이다. 지금의 감정도, 그때의 감정도 모두 소중할 테지만...  읽고 나면 다소 센치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제목의 무게에 휘둘리지 말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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