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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인 더 트랩 4 - 시즌 1 ㅣ 치즈 인 더 트랩
순끼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백인호에 이어 백인하도 등장했다. 오영근은 여전히 진상 오브 진상을 기록하고 있고 남주연의 싸가지도 끝을 모르고 치솟는다. 남주연 같은 캐릭터는 주로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보아왔는데 누군가는 정말 이렇게 못된 짓을 하며 살겠지? 우라사와 나오키의 테니스 만화.... 제목이 해피였다. 거기에 보면 주인공 괴롭히느라 운동복을 모조리 망쳐놓고 딱 한개만 남겨놓았는데 그 운동복에 생선냄새가 잔뜩 배어서 안 입자니 감기 걸리고, 입자니 곤욕인 그런 상태를 만들어 놓았던 게 떠오른다. 주인공은 물론 그 옷을 입고 연습을 했다.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도 그랬지 아마? 대개 이런 작품들은 아주 멋진 남주 캐릭터가 있고, 남들이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그러니까 사회적 계급이 마뜩치 않은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고, 주변에선 그걸 방해 못해 안달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결국엔 이 모든 시련들을 다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이루곤 하니까, 또 어느 정도의 대리만족도 주니까 관심을 갖고 재미를 느끼긴 하는데, 지켜보는 게 참 피곤하긴 하다. 그래서 문득 떠오른 건데, 인정옥 작가는 요즘 뭐하시나? 인정옥 작가 작품엔 이런 구도를 목격하기 힘들다. 재벌 없이도 근사한 주인공이 나오고, 여자와 남자의 구도보다 인간대 인간,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로서의 정체성 등등...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해내는 작가였다. 그런데 작품 못본지 근 십년 된 것 같다. 제발 작품들고 돌아오시라!
설이가 단박에 사랑에 빠진 게 아닌 게 마음에 든다. 처음엔 불편한 관계였다가 그 때문에 더 조심스럽게 가까워지는 것도 마음에 든다. 늘 한눈에 반하는 사랑만 나오다 보니까. 유정 같은 캐릭터도 독특하다. 하드웨어는 전형적이지만 소프트웨어가 남다르다. 하긴, 그저 친절한 로맨틱남보다 까칠한 차도남이 인기를 끈지 좀 되었지. 두 사람이 극장 간 에피소드는 방송으로도 보았는데, 잘 맞지 않아서 난처한 감정을 김고은이 잘 표현했다. 하이파이브 안 맞는 것, 영화 취향, 결정적으로 식사 메뉴! 이건 뭐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지갑의 문제였지만.
설이 옆에 보라나 은택이 같은 친구가 있는 건 참 다행이지만, 행여 설이가 유정이랑 잘 될까 봐 견제하고 질투하며 신경 곤두세우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지친다. 이런 인물이 있다면 당사자가 더 힘들겠지. 그리고 그걸 평생 견디며 살아온 유정도 참 힘들겠지. 그래봤자 너는 금수저!
읽은지 일주일쯤 지나서 할 말이 크게 생각이 안 난다. 다시 볼 정도는 아니고. 나보다 조카가 더 재밌게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