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컬 The Musical 2015.11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표지를 장식한 이석준 고영빈에게 질문을 했다.

"자신의 송덕문을 스스로 쓸 수 있다면?"


이 질문을 듣고 보니 어릴 때 교회 수련회에서 했던 비문 쓰기가 생각났다. 

자신이 죽은 뒤 세워질 비석에 쓰일 문구를 직접 적어보라고 했던....

미사여구로 멋부린 나와 달리 담백하고 진솔하게 비문을 적었던 친구가 함께 떠올랐다.

그 친구를 이번 주 금요일에 만난다. 기쁘다.


뮤지컬 아이돌의 변천사를 다룬 기사가 흥미로웠다. 

1기는 2003-2009년(잡지에는 2010-2013으로 오타다)으로 바다와 옥주현을 꼽는다. 개인적으로는 옥주현에 손을 들겠다.

기사에도 나오지만, 나 역시 '아이다'나 '몬테크리스토' 때의 그녀가 그닥이었다. 

엘리자벳도 초연 때는 도리도리였다. 그랬는데 레베카 때부터 선호하는 배우로 바뀌었다.

지금은 그녀의 마타하리를 기다리고 있다.


2기는 2010-2013년. 눈에 띄는 이름은 규현이다. 삼총사에서 만났는데 다시 보게 된 아이돌이었다.

이 무렵 김준수가 아주 이름을 날렸지만, 나로서는 아직 유보 중 ㅎㅎ

써니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


3기가 2014부터 현재까지인데, 최근에 체스에서 본 '키'는 식겁 수준.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한 게 너무 티났다. 

동영상으로 본 장현승의 모차르트도 영... 

손호영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지만 딱히 찾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돌은 기대치가 적어서 오, 생각보다 잘하는데... 하며 볼 때가 많다.

반면, 관록있는 배우들은 왜 이거밖에? 할 때가 꽤 있다.

최근에는 차지연이 많이 실망스러웠다. 너무 뻣뻣해... 덴버스 부인은 신영숙이 짱!



세계 최대 규모의 오페라 극장이 남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극장이다. 와, 이게 대체 몇층이야?? 7층이다. 세상에!

그럼에도 객석 수는 2,500석에 불과하다. 생각보다 작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4334석. 고꾸라질 것 같은 비탈을 자랑한 덕분이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는 20,00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현재는 어떤 항공사도 직항 노선이 없다. 왕래하는 이들이 적어서가 아니다. 보잉 777이나 에어버스 380 같은 대형 기종도 한 번의 주유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기 위해서는 북미를 경유하든지 유럽을 경유하든지 한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달 달라스를 경유하는 비행 편을 이용했는데, 비행시간만 자그마치 25시간, 중간에 환승 대기 시간까지 포함하면 30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왕복 시간만 나흘이 소요된 셈이다.

...

객석 수 2,500석(입석을 포함하면 최대 3,000명 수용 가능)의 세계 최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콜론극장이다. 그러고 보니 극장이 있는 7월9일대로 역시 폭 14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길이기도 하다. 간혹 최대 규모의 건축물들이 우리의 예상과 다른 나라에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다수 사회주의 국가의 건축물일 경우가 많다.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고자 허세를 부린 독재 권력자가 건축주인 셈이기 때문이다. 콜론극장은 과거의 영광이 남아 있는 경우다.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세계 다섯 손가락에 들어갈 만큼 부국이었다. 그 경제력을 바탕으로 콜론극장은 세계 오페라 무대의 중심에 우뚝 섰다. 그러나 국가 부도 사태에 이르렀을 만큼 최근의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1889년 짓기 시작하여 완공까지 19년이 걸리는 동안 이탈리아 건축가 프란체스코 탐부리니와 비토리오 메아노, 그리고 벨기에인 쥘 도르말이 바통을 이어가며 설계했다. 1908년 전형적인 이탈리안-프랑스 르네상스 스타일의 콜론극장은 오페라 [아이다]를 개막작으로 그 화려한 문을 열었다. -68쪽



부에노스아이레스 하면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고픈 곳이 있는데, 흔히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 일컫는 엘 아테네오(El Ateneo)이다. 과거 오페라하우스였던 공간을 서점으로 리노베이션 해서 공간이 아주 이색적이고 매력적이다. 객석은 책장과 고객의 이동 동선으로 무대는 카페로 활용하고 있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꼭 한 번씩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다운타운인 코리엔테스(Av. Corientes)를 지나다보면 한 집 건너 서점이 있어 놀라게 되는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같은 소설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저력은 이런 문화적인 힘에 있지 않을까.


서점이 곧 오페라 하우스! 눈부시구나!


프리뷰에서 가장 관심이 간 작품은 '엘리펀트 송'이다. 자비에 돌란 주연으로 영화화됐다고 하니 더 관심! 작년에 '마미'로 큰 감동을 받았고, 어리면서 잘 생기기까지 한 감독에게도 홀딱 반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ㅎㅎ



  • 채송화 분장디자이너 개인전Timeless Beauty


흥미롭다. 직접 가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10월에 오픈한 전시회니 지금 하고 있지는 않겠지? 아쉽다. 전시장도 집에서 가까운 국민대였건만...ㅜ.ㅜ


Timeless Beauty-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는 그의 설명처럼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움이 변치 않는 시대별 메이크업의 역사를 테마로 삼았다. 메이크업이 최초로 시작된 시기라고 알려진 고대 이집트부터 21세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세월의 변천사를 되짚기 위해 채송화 디자이너가 택한 방식은 한 시대를 풍미한 뷰티 아이콘으로 트렌드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대마다 어떤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세계적 스타들이 뷰티 아이콘으로 선정됐는데, 성 혁명이 일어난 1920년대에 등장한 신여성 ‘플래퍼(Flapper)’를 대표하는 무성 영화 배우 루이스 브룩스, 195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했던 여배우 오드리 헵번, 1960년대를 풍미한 패션모델 트위기, 1980년대 화제를 몰고 다닌 팝의 여왕 마돈나 등이 그 인물이다.

시대별로 인기 있었던 메이크업의 특징을 잘 살린 분장은 사진 속 모델을 실제 인물로 착각할 정도로 흡사했는데, 이런 느낌을 주기 위해 최대한 비슷한 이미지의 모델을 선정해 작업했다. 근래의 인물들은 실존 인물에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클레오파트라, 엘리자베스, 마리 앙투아네트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역사 속 인물들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돋보였던 작업은 전시회장 마지막 섹션에 배치된 ‘뉴 스타일’이었다. 뉴 스타일은 기존의 유행 메이크업 방식에 디자이너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한 것. 채송화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에서 애착이 있는 작업으로 이 섹션을 꼽으며 “아티스트에 의해 새로운 유행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6-87쪽


인간보다 인간적인 생계형 뱀파이어 '상자속 흡혈귀'라는 뮤지컬도 흥미를 끌었다. 흡사,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가 떠올랐다.


불멸의 존재이자 루마니아의 귀족이었던 뱀파이어 가족은 인간들의 공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살길을 찾아 세계를 떠도는 신세. 300년 동안 이곳저곳을 떠돌다 한국까지 오게 된 이들은 지방 호숫가에 있는 놀이공원 '드림월드' 유령의 집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빚에 쪼들린 '드림월드'가 철거 위기게 놓이면서 가족은 다시 살길이 막막해진다. -116쪽


이름은 드림월드지만 누구도 꿈을 꿀 수 없는 공간에 무려 '불멸'의 존재가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는 이 기막힌 설정. 참으로 블랙 코미디다.


정보와 재미, 생각할 거리도 함께 제공해 주는 더 뮤지컬이었다. 이제 12월 호를 읽을 차례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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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6-02-08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타하리 예매하셨군요? 옥주현 류정한 다 나오지만 아직은 보류중입니다....

마노아 2016-02-10 20:51   좋아요 0 | URL
이게 초연이라서 드라큐라마냥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가장 싼 좌석으로 예매했어요.
프랑켄슈타인 같은 대박 작품이면 좋겠지만요. ^^

2016-02-11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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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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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6: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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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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