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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지음, 이영미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마스다 미리의 담백한 매력이 좋았는데, 이것도 많이 접하니 질리나보다. 담백하다 못해 너무 심심해졌달까.
이번 책의 주제는 '하기 힘든 말'이다. 하기 힘든 말을 이렇게나 정리해 두고 많이 생각해뒀다는 게 참 신기했다.
어찌 보면 예민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한데, 또 어찌 보면 지나치게 소심해 보였다.
물론, 게 중에는 무심코 생각 없이 쓰는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번 더 되짚어 보게도 했찌만.
'생각보다' 더 좋았다, 내지 '생각보다' 덜 재미 있었다... 등등의 가벼운 평가에 많이 쓰는 표현이다.
생각보다 예쁘다-라는 말은... 정말 실례잖아. 이렇게 말할 때도... 있겠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제3자에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안 될 일!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다. 강아지 더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 더 좋아하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그 둘을 다 키우는 사람도 보았고, 정작 나 자신은 둘 다 관심 없으므로. 그런데 마스다 미리는 참 관찰력 있구나. 그래서 이런 작가가 될 수 있었겠지만, 일기장에 써도 좋을 법한 내용이 굳이 책으로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아주 진하다. 출판사가 너무 우려 먹는 것 아냐??
건강은 굉장한 장점인데 그게 유일한 장점이라고 말한단 말인가?? 옛적 못먹던 시절, 공부 잘하는 아이가 최고의 자랑감이던 시절에 나올 법한 표현 같다. 저런 끔찍한 치통은 겪어보지 못했지만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죽도록 아파본 적 없지만, 건강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행복한 일인지는 알고 있다.
어제 국정화 교과서 반대 집회에서 본 가장 인상적이었던 피켓은 '효심은 마음속, 독재미화는 일기장'이었다. 병렬 비교는 얼토당토 않지만, 아무튼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일기장에 써주세요. 마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