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12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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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 13이 나왔다고 신간 알림 메시지를 받아서 13권만 주문하려고 했는데, 숫자가 낯설어서 찾아보니 12권도 같이 나왔다. 오잉, 이렇게도 나오네? 아무튼 두권 동시에 주문.


지난 번에 설희의 피를 얻기 위해서 교통사고를 낸 나쁜 년(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못 고치겠다!)이 출연해서 두주먹 불끈! 쥐었는데, 이번에는 더 못된 짓을 했다. 설희가 참으로 가엾구나.ㅜ.ㅜ


설희의 과거 이야기가 더 나왔다. 세이의 전생인 내은산의 이야기도. 어쩌면 그가 조각조각 기억하고 있던 전생의 내용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비춘 게 좋았다. 덕분에 그가 과거를 기억해내는 걸 덜 두려워했으면!



트와일라잇 시리즈 같은 데에 나오는 뱀파이어처럼 아주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인간의 힘으로 그들을 해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면, 죽지 않고 늙지도 않은 채 오래 살아갈 수 있는 몸은 저주일 수도 있겠다. 험한 꼴을 얼마나 많이 보았을까. 더구나 그 대상이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전생의 설희가 가졌던 인내의 끈이 뚝!하고 끊기는 순간이다. 그녀의 분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상 모두가 자연의 시간을 살고 있는데 나 혼자만이 그것과 역행해서 살고 있다면 그 어마어마한 고독을 어떻게 견딜까.

평범하게 삶을 나누며 함께 늙어가고 함께 죽을 수 있는 축복. 400년을 살아온 그녀가 얼마나 간절히 바래왔을까.

강경옥 작가님을 사랑하지만, 그림에 반하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이 장면은 참 절절하게 다가온다. 


지금까지의 설희는 뭔가 무적같고 견고한 성 같아서 누구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반전이 일어났다.

그녀에게도 위기가 생겼다. 소중한 게 생기면 사람에겐 약한 고리가 생기곤 한다. 그 소중한 대상이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아라시에게 목숨 거는 리카의 도발적인 사랑을 응원해주긴 힘들지만, 그녀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은 느껴진다. 그것이 너무 소모적이고 파괴적이라는 게 문제이지만...


12권 마지막 그림도 참 마음에 들었다. 아직은 이른 풍경이지만 이미 충분히 내 마음에 들어와 자리했다. '설희'라는 제목에도 걸맞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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