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수첩 - 이이제이
이동형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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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팟캐스트 방송 이이제이를 열심히 듣고 있다. 지금도 지난 주 녹음한 방송을 틀어놓은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주로 역사 속 인물을 많이 다루는데 그 인물은 이미 고인이 된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현대사에서 굵직한 궤적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모로든 옮겨놓은 사람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주기는 모르겠지만 인터뷰 방송도 곧잘 올라온다. 지금까지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꽤 나왔던 것 같다. 이때의 독립영화는 우리가 연대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 영화들이 대체로 많았다. 이 책은 그런 연장선은로 느껴지기도 하는 인터뷰집이다. 



첫번째 인터뷰 대상은 성남시장 이재명이다. 총 8개의 인터뷰 중에서 가장 시원시원한 메시지를 들려주었다. 이분에게선 일종의 '성깔'이 느껴지는데, 이런 의분에 찬 목소리는 고 노무현을 종종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더 응원도 하게 되고, 그래서 또 한편으로 좀 짠하기도 한 그런 기분이 든다. 


우리가 보통 정치에서 말하는 타협과 개방성, 포용이라는 것은 인정할 가치가 있는 나와 다른 것들을 포용하는 거지. 나쁜 것, 없어져야 할 것들과 타협하고 포용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은 나쁜 것들하고도 타협하라 이런단 말이지요. 범죄와 타협할까요? 백만 원 훔칠 거 오십만 원 훔쳤다고 봐 줄까요? 그러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정치라는 이름으로 불의와 타협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저는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불의는 제거하고,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나와 다른 가치를 지닌 정당한 일과는 타협하고 적응하고 양보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 입장입니다. -26쪽


정치판에서 무조건 배타적인 게 능사는 아닐 거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불의와 타협하는 것과 정당한 타협 및 용인은 구분해야 마땅하다. 이 초심을 절대 잊지 않기를! 기대하고 또 고대한다. 


저쪽은 전체에 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식구를 확실히 챙기니까 단단한 거예요. 지지율이 안 나눠진다는 겁니다. 왜냐면 전체를 가지고 자기 진영을 먹여 살리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절반도 못 가지고 있는데 전체를 커버 하겠다고 자꾸 남의 집을 집적거리니까 지지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28쪽


새정련은 제발 새겨들었으면 한다.(그리고 이름 좀 얼른 바꿔주기를!) 제 식구도 못 챙기면서 되도 않는 오지랖은 그만 떨기를. 모두를 아우르는 정책은 집권하고서 펼치란 말이다. 


시장 한 명을 잘 뽑아놓고 나니 성남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빚더미 위에 놓여 있던 성남 시의 재정을 완전 탈바꿈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대한민국 전체로 범위를 확장한다면.... 하아... 여기까지만 얘기하자.


두번째 인터뷰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이준석 편이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역할을 했던 젊은 청년이다. 방송에서 이름은 많이 언급되어 낯설지 않지만 얼굴은 이번에 제대로 본 듯하다. 일부러 색안경을 끼고서 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없었다. 


세번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이철희 편도 임팩트가 다소 약했다. 그래도 이런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패배가 내면화 되어있다는 게 크죠. 그래서 자기 편 안 들어 주는 사람에 대해서 인색하죠. 주류나 이기는 데에 익숙한 사람들은 상대를 인정하는 품이 좀 넓어져요. 그런데 자꾸 지다 보면 그럴 여유가 안 생겨요. 대게 진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품이 좀 좁아요. 왜냐면 보수는 가진 게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 넉넉하니까 품이 넓을 수밖에 없죠. 진보는 거기에 도전해서 뭔가를 해야 되니까 힘든 삶을 살아가니까 품이 좁을 수밖에 없는 건 맞아요. -124쪽


원래 보수 쪽 인사들이 입고 다니는 입성도 훌륭하다. 일단 돈이 많으므로..;;; 왜 있는 집 자식들이 요새는 더 예의바르고 성품도 모나지 않더란 말들도 있지 않던가.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그러니 진보 쪽 지지하는 사람들도 왜 비지니스석을 탔느냐, 비싼 브랜드 옷을 입었느냐.. 뭐 이런 유치한 걸로 타박 놓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재능기부'를 강요하지도 말고. 그게 열정페이와 뭐가 다른가. 정당한 노동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는 꼭 지불하기를! 그리고 이번에도 당연히 질 거라고 미리 포기하지 말기를!


네번째는 국민TV의 김용민 피디다.


박근혜는 14년 동안 정치를 했고 그중, 4년을 당대표를 했고 그 4년 동안 망한 정당 일으켰고 질 정당을 이기게 만들었어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벌어졌던 고인에 대한 기만, 구태정치, 줄 세우기 많죠. 하지만 지도자로서 뭔가 통솔하고 뭔가 일사불란하게 조직화하고 결속을 보여줬던 리더십을 국민들이 인정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박근혜까 되면 왠지 안정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서 어마어마한 자본권력 이런 세력들에 맞서서 국민의 권익을 대변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한마디로 오해에 기초한 기대를 갖게 했던 것도 박근혜의 강력한 리더십이었거든요. -143쪽


본인의 능력이 있든 없든, 반듯하고 번듯한 생각이 있든 없든, 어쨌든 간데 박근혜는 새누리당 안에서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었다. 오해에 기초한 기대라 할지라도 그걸 극대화해서 대통령까지 되었다. 지도자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당의 강력한 지지, 그것 좀 배우시라. 상대방에게서 말이다. 나쁜 짓하는 걸 배우라는 게 아니라 장점은 갖고 오라는 소리다. 듣고 있나 새민련?



사실 사진은 문성근 백만 송이 국민의 명령 상임위원장 때문에 찍었다. 두 사람 모두 참 싱그럽게 웃었다. 건강한 웃음으로 보여서 내친 김에 다른 인터뷰이들도 같이 찍었다.


아마 장준하는 목회자로서 혹은 작가로서 아니면 언론인으로서 그것도 아니라면 학자로서 자신의 재능을 꽃 피우며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장준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나오라고 그를 불러냈다. 우리에게 희망을 달라고 소리쳤다. 문성근도 그렇지 않을까? 시대가 그를 연기자로서 살게 두지 않는게 아닐까? 연기만 하고 살아야 할 천부적 재능을 지닌 연기자가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이 아닌 이전투구의 정치판에서 뒹굴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가 하루 빨리 “문성근”이라는 이름을 가장 빛나게 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164쪽


이 부분은 인터뷰 내용 등장하기 전에 이작가가 쓴 부분이다. 진심으로 공감이 갔다. 시대가 그를 불러서, 역사가 그를 필요로 해서 그의 능력이 이렇게 쓰이고 있다. 그 자신의 꿈과 재능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또 그 헌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지난 주에 영화 '협녀'를 보았는데, 영화는 정말, 전도연이 왜 이런 영화를 찍었을까 싶을 만큼 형편없었다(이병헌의 연기는 훌륭했다. 전도연은 미스 캐스팅). 그런데 짱짱한 배우들 틈에서 아주 짧은 컷만 나왔지만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 게 문성근이었다. 분량은 이경영이 더 많았는데, 이 분은 말을 빨리 하면 발음이 많이 뭉쳐서 대사 전달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게다가 요새 한국영화 10편 중 8편은 모두 출연하시니 보는 사람이 다 피곤할 지경. 반면 가뭄에 단비 만나듯 드물게 만난 문성근은 무척 반가웠다. 이번에도(?) 악역이긴 했지만, 다양한 많은 영화에서 더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적으로 인구 8천만에 소득 3만 불인 나라가 미국, 독일, 일본 세 나라 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남북한 합치면 일단 8천만이고요. 그리고 연변 자치구까지 합치면 우즈벡, 카자흐스탄까지... 그렇게 하면 9천만이 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8천만 이상, 3만 불 이상이 되는 네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거를 자기들의 정권 연장을 위해서 이렇게 허송세월만 하고 있고 더 나아가 북한을 자꾸 떠밀어서 중국에 갖다 바치고 있는 거죠.  -181쪽


말이 발휘하는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반도의 작은 나라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쓰고, 또 그 말에 갇혀서 우리가 가진 것을 너무 하찮게 볼 때가 많은 것 같다. 세상에, 정말 저렇게 세 나라밖에 없단 말인가? 인구 8천만 수준에 소득 3만 불 이상인 나라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의 방북 성과를 이어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결실을 맺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실 통일, 안보 이런 것은 원래 보수 쪽 가치 아니던가? 정권 창출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 말고, 국가 전체, 민족 전체를 아우르는 대승적 차원에서 좋은 쪽으로 통일을 이용할 마음은 정말 없는가? 역시 정권교체 말고는 답이 없나? 


방송인 김미화 씨와의 인터뷰는 그녀의 카페 호미에서 이뤄졌다. 임신 중인 아내와 함께 찾아가서 바람도 쐬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검색을 해보니 도저히 대중교통으로 찾아갈 엄두는 나지 않는 곳이었다. 용인시 수지 사는 내 친구 생각했는데 수지와 비교할 수 없는 거리였음..;;;;


팟캐스트를 통해 시사방송 진행하는 김미화 씨를 많이 접했는데 근래에는 방송이 없어서 아쉬웠다. 나는 꼽사리다 들을 때도 말이 장황하고 정리가 잘 안 되는 우석훈 선대인 사이에서 평범한 청취자의 입장에서 균형을 잘 잡아주었더랬다. 인터뷰에서도 그녀의 다부진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현장감이 더 두드러졌다.


SBS아나운서 배성재와의 인터뷰는 주로 정치 시사 얘기하다가 감초 같은 맛이었고, 마지막에는 이이제이 방송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이박사 이종우와 세작 윤종훈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이제이 방송이 2012년 총선 즈음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반엔 욕이 난무하는 거친 방송 진행에 거부감이 많이 들었는데, 내용이 워낙 진국이어서 감수하고서 들었더랬다. 그런데 3년이 지나고 나니 그런 거친 언사 없이도 적절한 균형점을 찾은 듯하다. (초반에는 일부러 욕을 많이 하는 컨셉이었다고 한다.) 방대한 자료의 보고는 이작가가 담당하는 것 같고, 물론 다른 두 멤버도 자료를 찾겠지만, 이박사는 재현연기에 뜻밖의 재능을 보이고 있고, 세작은 감성적으로 내용을 잘 정리하는 것 같다. 방송을 통해 이들도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날개를 펼치는 게 보인다. 


전체적으로 인터뷰 내용이 빡빡하지 않다. 입말이 잘 살아 있고, 내용도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실제 방송에서도 사전 질문지를 안 주는 걸로 유명한데, 이 책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든다. 



출간 직후 이이제이 안가에서 진행하는 이작가와의 만남(?)에서 받은 싸인이다. 엄청 빠르게 휘갈기더니 순식간에 저렇게 써 주었다. 맨 위에 내 이름은 생략~ 


작가님이 책에서 맨 마지막에 인용한 글은 에릭 홉스봄의 "세상은 저절로 바귀지 않는다"였다.


세상은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최소한, 최소한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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