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미나토 가나에의 전작들이 워낙 강렬했다. 군더더기 없이 짧고 굵직하게, 사건의 핵심을 향해 곁눈질하지 않고 바로 들이받는 쾌감이 있었다. 꽃잎이 상하지 않은 채 꽃봉오리 째 그대로 떨어져 나간 어떤 처연함이 느껴지는 문장들이었다. 그래서 평점이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기본은 하겠지 싶었는데, 아주 실망스럽게 읽고 말았다. 별점 두개 줘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꽤 이례적일 것이다. 


우리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일본의 입시제도. 게다가 고등학교도 시험 쳐서 들어가니 그 피곤의 적립량은 어마어마할 것이다.(어쩌면 지금은 대한민국이 더 앞질렀을까?)


인생의 초반부에 불과하건만, 그 한번의 입시경쟁으로 모든 것이 결정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것까지는 좋다만, 그러기 위해서 가져온, 혹은 만들어낸 이야기가 많이 지나쳤다. 사건을 꾸민 사람들의 사연이나 사정에 수긍이 전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많이 지나치다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설득력'이 떨어졌다. 일으킨 사건에 비해 그 속사정은 다소 작게 느껴졌던 것. 


드라마 대본용으로 만든 소설이었다. 아무래도 시나리오와 소설은 다른 법이니까 매력의 포인트가 같지 않겠지만, 어쩐지 그것도 변명이라고 느껴질 만큼 완성도가 부족했다. 극본 말고 그냥 소설을 쓰세요..ㅜ.ㅜ


이 작품 하나는 몹시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미나토 가나에를 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은 여전히 관심이 간다. 게다가 최근작 '꽃 사슬'은 제목도 예뻐! 헌데 평점은 평범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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