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더 무서워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10
허은순 지음, 김이조 그림 / 보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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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에서 잠들게 된 첫날! 아빠는 만만이의 집을 아주 크게 만들어 주셨다.

너무 커서 병만이와 동만이가 함께 들어가 자도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만만이는 새 집이 낯설어서인지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이제껏 함께 부대끼며 자던 병만이 동만이 형제와 자고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하지만 만만이를 마당에서 키울 생각으로 이사까지 감행했는데 다시 실내에서 살게 둘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첫날밤은 아이들에게도 낯설었다.

아파트에서는 몰랐던 나뭇잎에 바람 스치는 소리가 귀신 나올 것처럼 무섭게 느껴졌다.

그 심정이 나 역시 이해가 간다.

나 어릴 적 살던 집 작은 방 창문으로 바깥에 있던 뽕나무 가지가 어른 거리는 게 나는 무척 무서웠드랬다.

그 무렵에 언니들 보던 셜롬 홈즈 시리즈를 많이 읽었는데 '춤추는 인형들의 비밀'에 나오는 알파벳같은 느낌으로 나뭇가지가 보였던 것이다.

그 당시 언니가 듣던 별밤의 시그널은, 지금 들으면 추억의 방송인데, 꼭 효과음처럼 느껴져서 음악도 무서웠다.

뭐든 무섭던 시절이었다.

 

병만이와 동만이가 지금 그 느낌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그 와중에 피리 소리를 내고 있는 만만이.

결국 만만이를 재우기 위해서 두 형제가 살금살금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만만이 집에서 만만이 배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한다.

바람 소리가 파도소리처럼 '살살' 들려오고, 기분 좋은 잠이 '솔솔' 찾아드는 밤이었다.

역시나 놓치지 않는 의성어의 행렬!

 

손가락으로 그림자 흉내내는 부록도 마음에 든다. 이런 밤, 이런 시간에 끄집어 낼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던가.

병만이와 동만이도 먼 훗날 나처럼 추억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바람 살살 부는 날, 잠이 솔솔 드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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