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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집 줄게 새집 다오 ㅣ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9
허은순 지음, 김이조 그림 / 보리 / 2013년 4월
평점 :
이사가 결정되었다. 큰 소리로 짖는 만만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사갈 집은 아주 오래 되어서 손 볼 데가 많았다.
집이 '늙었다'라고 표현하는 동만이에게 '낡았다'라는 말로 고쳐주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낡았다와 늙었다를 이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곱셈도 등장했다. 십년 씩 두번, 아니 이십 년 씩 두 번.
국어 공부하면서 수학 공부도 겸하게 생겼다.^^
전철역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넓직하고 공기 좋고, 심지어 마당에 감나무도 있다.
'병만이와 동만이와 만만이가 사는 감나무 집'이라는 명칭은 또 얼마나 근사한다.
이런 명패가 있는 집에 들어간다면 아주 흐뭇할 것 같다.
한 식구가 된 만만이를 내치는 대신, 기꺼이 함께 살 수 있는 집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한 부모님이 대단하다.
아파트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니 말이다.
아이들은 다락방에 열광했다. 그 마음 이해가 간다.
나도 다락방이 있는 집에 이사갔을 때, 다락방을 내방 하겠다며 신나했다.
일어나면 천장에 머리도 닿고, 어딘가 곰팡내도 나는 것 같았는데,
빨강머리 앤이라도 된 것 마냥 들뜨고 기분 좋았더랬다.
그곳에서 읽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테스가 함께 떠오른다.
헌집 줄게 새집다오~
자, 이제 이사를 마쳤으니 새 집에서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기대해 보자.
헌 물건들을 새 물건으로 변신시키는 미션이 마지막에 등장하니 상상력도 더 발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