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09 호/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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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피부가 벗겨진다? 건강하게 때 미는 방법!


2시간에 걸친 긴긴 목욕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만난 태연과 아빠, 벌겋게 달아오른 반질반질한 얼굴을 마주보며 바나나맛 우유를 원샷한다.

“캬! 목욕 뒤에는 역시 바나나맛 우유죠.”

“역시 넌 뭘 좀 아는 딸이야. 그런데 엄마는 언제쯤 나오실 거 같더냐?”

“음…, 오늘은 유난히 전투적이세요. 피부를 다 벗겨내기 전까진 목욕탕 밖으로 한 발짝도 옮기지 않을 듯한 기세였어요.”

“이런, 진짜로 때가 아닌 피부를 벗겨내고 있구나. 살살 조금만 밀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왜 그리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 원래 ‘때’는 공기 중의 먼지 같은 더러운 물질과 피부 각질의 죽은 세포, 땀, 피지 등이 뒤섞여서 피부에 붙어있는 걸 말하는데, 이건 비누 샤워 정도만 해도 거의 다 씻겨나간단다. 가볍게 몸을 씻고 뜨끈한 대중탕에 들어가서 푹 불리고 나오면, 이미 때는 거의 다 사라지고 없다는 뜻이야.”

“엥? 푹 불리고 나온 다음에 때를 미는데, 때가 없다니요? 그럼 그 검은 국수가닥의 정체는 무언가요?”

“피부 각질층이지. 피부는 피하 조직, 진피, 표피 순서로 이뤄져 있고 표피의 가장 바깥에 있는 딱딱한 층을 각질층이라고 한단다. 각질층은 피부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보호해주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피부 장벽 역할도 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야. 그런데 때를 민답시고 이 각질층을 지나지게 벗겨내 버리면 인체는 손상된 피부를 복구하기 위해 각질층을 점점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단다. 그렇게 되면 허연 버짐 같은 게 생기면서 피부는 더욱 거칠고 지저분해지고, 시원하게 때를 밀고 싶다는 욕망이 미친 듯이 강해져서, 결국에는 벌겋게 염증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피부를 벗겨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지.”

“후덜덜…, 그럼, 때는 절대로 밀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나쁜 점만 있으면 엄마 아빠가 너랑 같이 목욕탕에 오겠니?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미는 정도의 때밀이는 묵은 각질을 벗겨내고 피부의 혈액 순환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단다. 특히 너나 나처럼 무척이나 기름진 지성 피부의 경우에는 모공을 막고 있던 각질을 없애 뾰루지를 예방할 수도 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온몸의 더러움을 다 벗겨버린 것 같은 개운한 느낌! 기네스 펠트로와 같은 여러 해외 스타들도 우리 때밀이 문화에 푹 빠졌다고 하던데, 그만큼 때밀이의 상쾌함이 행복감을 준다는 거야. 다만, 죽은 각질을 넘어서 살아있는 상피 세포까지 마구 벗겨내는 게 잘못이라는 거지. 보통 거무튀튀한 때를 벗기면 허여멀건 한 때가 나오지? 그건 거의 다 살아있는 세포라고 보면 된단다.

“색깔까지 너~무 실감나게 설명해주셔서 비위가 좀 상하긴 하지만, 암튼 아빠가 목욕탕 올 때마다 빡빡 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이유를 이제 알겠어요. 그런데 각질층을 과다하게 벗겨내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피부 장벽인 각질층이 얇아지면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증상은 수분 손실이야. 때를 빡빡 밀고 나면 온몸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나는데, 피부가 수분을 너무 많이 빼앗겨서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특히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실내 공기가 무척 건조해서 수분 손실이 더욱 클 수밖에 없지. 때를 민 피부가 정상적인 보습 상태로 돌아오려면 최소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피부의 보호 장벽이 완전히 제 기능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무려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보고도 있어요. 그러니까 일주일 안에 두 번 이상 때를 심하게 미는 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야. 특히 아토피나 건선 등 만성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때밀이를 하면 안 된단다.”

“어쩐지 목욕탕에 그렇게 오기 싫더라고요. 제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목욕탕을 싫어한 거였어요. 저, 오늘부터 목욕탕과의 결별을 선언하겠어욧!”

“우리 태연이, 누굴 닮았는지 잔머리는 참 잘 써요. 목욕탕 오기 싫은 건 알겠는데, 미안하지만 때를 심하게 밀지만 않는다면 겨울철 목욕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란다. 짧은 샤워보다는 훨씬 좋지. 뜨끈한 물속에 10~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건조했던 피부가 충분히 수분을 충전할 수 있거든. 다만, 따뜻한 물속에서는 우리 몸의 천연 보습 인자도 씻겨나가기 때문에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게 아주 중요해요. 아무리 수분을 보충했다 해도 보습제를 쓰지 않으면 도로 다 빠져나가 버리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수밖에 없거든.”

이때, 때를 아니 피부 각질층을 맘껏 벗겨낸 엄마가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띤 채 나타난다. 애니메이션 ‘라바’에 나오는 핑크 라바와 무척이나 흡사한 엄마의 모습에 아빠와 태연 깜짝 놀란다.

“헐, 대박! 때밀이가 사람을 핑크 라바로 변신시킬 수도 있는 건가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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