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본 영화와 뮤지컬, 전시회, 그리고 콘서트 +  강연회까지 정리해 본다.

마무리는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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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액트 오브 킬링(조슈아 오펜하이머, 신혜수, 2013)


충격적인 영화였다. 네이버 영화 소개 내용을 옮겨 본다.


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 당시 군은 ‘반공’을 명분으로 100만 명이 넘는 공산주의자, 지식인, 중국인들을 비밀리에 살해했다. 4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대학살을 주도한 암살단의 주범 '안와르 콩고’는 국민영웅으로 추대 받으며 호화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의 ‘위대한’ 살인의 업적을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당신이 저지른 학살을, 다시 재연해보지 않겠습니까?”
 
 대학살의 리더 안와르 콩고와 그의 친구들은 들뜬 맘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도 하며 자랑스럽게 살인의 재연에 몰두한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대학살의 기억은 그들에게 낯선 공포와 악몽에 시달리게 하고, 영화는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맞는다.
 
 전대미문의 방법으로 인간의 도덕성을 뒤흔드는 충격의 다큐멘터리!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가해자였다는 것을 자각하지도 못하고, 설령 자각한다 할지라도 내가 승리자인데 무슨 상관이람? 이런 표정을 짓고 있고, 그런 그들의 재연 장면에 동원된 피해자들이 오히려 당신들로 하여금 가족을 잃었던 옛일을 소재거리로 내놓으면서 그렇다고 내가 지금 당신들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야-라고 구태여 변명을 해야 하는 이 구차한 삶을 지켜보는 건, 정말이지 고문 중의 고문이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의 윤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학살자의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4.3과 5.18을 겹쳐볼 수밖에 없는, 무려 서북청년단의 재건이라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는 암담한 이 땅을 자꾸 상기시키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부에 안와르 콩고는 자신들이 죽여버린 사람들을 천국으로 이끈 사람의 모습을 뮤지컬 형식으로 재연해 낸다. 그리고 날 죽여줘서, 날 이곳 천국으로 이끌어줘서 고맙다-라며 메달을 수여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에, 세상에...



영화 끄트머리, 안와르 콩고는 자신이 만들어낸 영화에서 무언가를 깨닫기라도 했다는 듯 구역질을 해대며 눈물을 보인다. 아, 이것은 진정한 참회의 눈물인가, 아니면 악어의 눈물인가?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 자신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걸 보면 악어의 눈물일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지만, 설령 진정한 회개의 눈물이라 한들 그게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하는가? 이제 와서 피해자들에게 뭘로 보상하고 어떻게 사과할 것인데? 이건 조상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느껴야 하는 일본측의 입장과는 또 다른 문제다. 그들은 가해 당사자이니까. 


아주 아주 보기 힘든 영화였다. 런닝 타임도 꽤 길었다. 상영하는 곳도 많지 않아서 찾아보기까지 애먹었다. 힘들 걸 알았지만 그래도 봐야만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포스터만 봐서는 절대 고르지 않을 영화였지만, 이 영화의 배경을 알고 나니 찾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걸 만들어내는 감독은 또 얼마나 대단한지... 이건 비포 시리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와는 또 결이 다르다. 그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들 자신이 보여주도록 판을 짜놓은 것이다. 어휴, 괴물 감독이다. 


비단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그렇고, 파시즘 하에서도 그랬듯이, 대체 '공산주의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일까. 마르크스가 지하에서 울겠네...;;;;










82.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진모영, 204)


입소문이 워낙 쟁쟁했지만 그렇게 끌린 영화는 아니었다. 약속이 이리저리 꼬이면서 우연히 급하게 보기로 결정한 영화였다. 보고 난 느낌은 '워낭소리'와 비슷했다. 다들 왜 그렇게 열광하지???




노부부가 함께 한 시간이 무려 76년이었다. 부부는 다정했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며 살펴주고 위해주는 아름다운 반려자다. 할아버지 나이가 무려 98세였는데도 할머니와 서로 존댓말 쓰는 게 참 보기 좋았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그 긴 시간 동안 할아버지는 무얼 해서 가족의 경제를 책임졌을까? 자식들도 꽤 많았는데 말이다. 할머니 생신에 모여서 큰오빠에게 여태 부모님께 해준 게 뭐가 있냐고 울음을 터트리는 딸을 보고 있자니 착잡했다. 영화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얼마나 서로를 위해주는지만 익살스럽게 묘사했지만 나머지 가족들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혹시 큰아들만 공부 시키느라 딸내미는 학교도 못 다니고 일찌감치 돈벌러 나간 것일까? 이러저러한 상상이 마구 뻗칠 수밖에 없었다. 두 부부는 서로 화목하고 서로 행복하지만, 자식들은 그래 보이지 않았다. 워낭소리에서 할아버지 혼자 소에 대한 마음이 지극했지, 같이 사는 할머니는 고생스러웠고 수십 년 동안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 소는 대체 뭔 죄? 내게는 할아버지의 아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비슷한 느낌을 이 영화에서도 받았다. 대단하긴 한데 그렇다고 그게 감동적이지도 않고 뭔가 찝찝한 이 기분... 


98세에 돌아가신 거면 정말 호상인 건데도, 할머니는 할아버지 불쌍하다며 통곡을 하셨다. 어쩔 수 없이 내 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잠시 마음이 아릿했다. 











83. 국제시장(윤제균, 2014)


마음이 복잡해지는 영화다. 먼저 보고 오신 엄니께서 해피엔딩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갔는데,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고서 줄거리도 다 알고 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남부두에서의 철수는 공지영 작가의 '높고 푸른 사다리'를 바로 연상시켰다. 그 눈물의 피난길, 기적같던 사흘의 이야기. 그리고 전쟁으로 발생한 천만명의 이산가족. 


오빠랑 조카를 두고 애셋만 데리고 온 올케를 보고서 타박 놓던 시누는 그래도 제일 먼저 죽그릇부터 내민다. 충분히 어린데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장남으로서의 삶의 무게를 알아야만 했던 덕수. 그는 공부 잘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파독 광부로, 또 고모의 유산을 지켜 혹시라도 찾아올 아버지를 기다리기 위해 베트남 파병에 자원하기까지 한다. 그의 삶에는 대한민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흡사 포레스트 검프를 보듯이 역사의 굽이굽이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그의 삶의 여정이 되어버렸다.


그가 아내에게 쓴 편지에는 그 힘든 일, 그 고통스럽던 일을 자식들이 아닌 우리 세대가 겪어서 다행이지 않냐는 말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 나는 몹시 갑갑함을 느꼈다. 당신들의 그 고백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이루어 낸 이 나라의 성장을, 이 나라의 기적을 당신들은 누구에게 돌리는가? 그리고 당신들이 그렇게 희생해서 지켜주고픈 자녀 세대에게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김윤진은 미모가 폭발했다.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인상인데, 그 얼굴에서 늙지 않는다. 여전히 우아하고 성숙한 느낌의 미모다. 특히 독일에서의 인물은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다만 할머니 역할을 연기할 때는 목소리가 늙지 않아서 아쉬웠다. 반면 젊을 때부터 할머니까지 연기를 다 해낸 장영남은 할머니 연기도 일품이었다. 굳굳!!


시작 부분에서 황정민과 김윤진의 노년 분장이 나오는데 얼굴만 공들여 분장하고 손에는 주름 하나 없이 매끈했던 게 옥의 티!


황정민의 복근에 오! 했고, 오달수의 머리는 왜 이리 큰 거야? 했는데 둘 다 CG의 힘이었다. 차별을 둔 과장의 힘이랄까.ㅎㅎ


윤제균 감독은 전반적으로 뻔한, 그럼에도 눈물이 나오게 만드는 연출을 곧잘 한다. 세간의 평가처럼 독재자 시대의 명암을 미화했다는 평가보다는, 그 시절 정말 고생 많이 하셨던 우리 부모님 세대분들의 보수화, 아니 극우화에 서러움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이 작품에 출연한 모든 배우와 스텝 모두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썼다고 하던데, 이제껏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놀랍고, 이제라도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 부디 이 분위기가 영화계 종사자 모두에게 퍼지기를! 노동자에게 합당한 대가를! 그게 같이 성장하는 길임!!










★☆


84.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김상만, 2014)


시사회에 당첨됐다. 직장 동료와 함께 다녀왔는데, 음악영화란 본시 조금만 잘 만들면 감동을 주기에 좋은 조건을 가졌으므로 기대치가 있었다. 결과는 아주 크게 배신 당했지만...;;;;


서정적인 섬세함과 심장을 관통하는 듯, 힘 있는 목소리를 함께 지닌 테너에게 주어지는 찬사 ‘리리코 스핀토’! 아시아 오페라 역사상 100년에 한번 나올만한 목소리라 주목 받으며 최고의 리리코 스핀토로 떠오른 한국인 성악가 배재철은 유럽 오페라 스타이다. 그의 목소리에 반한 일본 오페라 기획자 코지 사와다는 그에게 일본에서의 공연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이해의 공감으로 가까운 친구가 된다
 새 오페라 무대를 준비하던 배재철은 갑상선 암으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되고 수술 과정에서 성대 신경이 끊기면서 노래는커녕 말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이른다. 목소리를 잃은 재철을 더 안타깝게 지켜보는 아내 윤희와 친구 사와다는 그의 성대가 회복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실화다. 난 실화인 줄 모르고 봤는데 알고 봤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하다. 나중에 관련 다큐를 찾아봤는데 7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 짧은 영상이 영화보다 훨 나았음...


영화는 배재철 씨 개인의 신앙에 대한 간증을 담기 어려우므로 그 부분을 패쓰했는데, 그렇다면 그걸 대체할 만한 무엇이 있어야 했다. 어렵게 무대에 오를 결심을 했는데 폐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재철이 방황을 하다가 돌아오는데, 무슨 심정의 변화로 잘 나가던 그때보다 지금의 자신이 더 낫다라는 건지 관객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영화는 시나리오가 형편 없었지만, 그래도 익숙한 오페라를 듣는 재미는 꽤 컸다. 알고 있는 오페라가 얼마 없는데 게 중 아는 것들만 나와서 어찌나 기쁘던지...


실제로 유지태는 일년 간 매일 성악 연습을 하면서 배재철의 라이브 곡에 맞추어 배역을 만들어 갔다고 한다. 그래서 립싱크가 잘 맞았구나! 그래도 립싱크 연기는 파파로티의 이제훈이 더 나았음.ㅎㅎㅎ 차예련은 연기가 다소 아쉬웠음...









★☆


85. 상의원(이원석, 2014) 


옷을 소재로 한 사극이란다. 게다가 내가 애정해 마지 않는 고수와 박신혜 주인공! 아, 정말 기대가 큰 작품이었다. 그런데 관객 평점이 박해서 기대치를 꺾고 봐야 했다. 그 덕분일까.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행일세~


퓨전 의상은 그동안 사극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에 사실 옷의 디자인으로 훅 반하지는 않았다. 고수의 연기가 좋았고, 배역과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이 잘 어울린 게 마음에 들었고, 한참 물오른 신혜양을 보는 것도 이모의 마음으로 흐뭇했다. 이유비는 김태희의 초기 연기를 보는 느낌인데 눈만 희번덕 크게 뜨고 아직 성숙한 연기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건 피노키오에서도 마찬가지. 신소율도 기생 역에 비쥬얼은 되는데 연기가 안 따라와 줘서 안습.




후반부의 내용 전개는 다소 아쉬웠다. 공진과 왕비의 마음, 또 사랑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증오로 변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급하게 진행된 느낌.


또 시작과 끝의 현대와의 조우도 좀 사족처럼 보였다. 부분부분으로 보면 매우 재밌고 눈도 즐거웠는데 큰 흐름으로 보면 아쉬움이 조금씩은 남는다. 그래도 보길 잘했음!









★☆


86. 호빗 : 다섯 군대 전투(피터 잭슨, 2014)


2014년에 본 마지막 영화는 호빗 3D로 낙점! 정시 퇴근이라고 했는데 예상 밖에 세시간 일찍 보내주는 바람에 볼 수 있게 된 영화다.ㅎㅎㅎ


반지의 제왕 3부작에 이어 호빗 3부작도 완성을 보아야 했다. 난 시리즈물은 시작했으면 꼭 끝을 보는 타입!


영화에 대한 평들이 그닥이었다. 그리고 직접 확인해 본 내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원작 소설이 한권인데 그걸 3부작으로 늘려버렸으니, 아무리 피터 잭슨이어도 과부하가 걸린 듯 싶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훨씬 옛날 작품이건만, 기술면에서 더 진일보 했을 테지만 그게 별로 눈에 띄지도 않았고, 늙지 않는 요정들이 사실은 나이 들어버린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다. 특히 짝사랑하는 레골라스는 원치 않아.ㅜ.ㅜ 나이 들었어도 여전히 눈부신 여신 미모의 케이트 블란쳇 보는 재미는 컸음!


황금의 유혹에 사로잡혀 앞뒤 분간 못하던 소린이 한순간에, 그것도 알아서 반성하고 자각하고 용맹한 전사로 돌아오는 건... 뭐 리리코 스핀토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각본이 좀 아쉽기는 했다. 


전반적으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오감의 만족이 부족했다. 두 작품의 연결고리는 제대로 잡아 놓았지만 그게 크게 위로가 되지는 않음. 어마어마한 물량을 들여서 엄청난 배우들을 데려다가 거대한 작품을 만들긴 했는데, 그 완성품이 의외로 그저 그런 수준. 투입 대비 효과가 너무 약한 걸. 그래도 피터 잭슨이 다음 작품 들고 나오면 물론 또 볼 것이긴 함. 반지의 제왕 아우라가 있잖아~


다만, 다음엔 제발 런닝 타임 좀 줄여주기를... 영화가 너무 길어.... 피곤해. 힘들어.... 나 사실 졸았단 말야...;;;;;


가장 좋았던 장면은 바드 역의 루크 에반스가 용을 물리칠 때였다. 아들의 어깨를 빌려 활을 쏘는데, 아들의 등을 돌려놓은 점, 엄청난 임무를 수행할 때 아들의 힘을 보태게 한 것 등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이 아들이 자라서 아빠처럼 훌륭하게 될 거라고 의심치 않음! 좋은 아버지다. 강하고 책임감 있고, 배려심도 깊다. 멋진 어른이다.









★☆


크리스마스 2부엔 나의 야곱과 함께 와인 잔을 기울였다. 야곱의 사무실에서 분식과 김밥으로 저녁을 먹고(야곱은 반드시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 조촐한 안주를 곁들여서 와인을 홀짝~


 

두루마리 휴지 어째...ㅎㅎ


바로 그 야곱이 생일선물과 함께 준 티켓이 두장 있었다.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전시회는 내년(사실은 올해)까지 이어지지만 초대권인지라 12월 31일까지 가야 했다.

다이어리를 펴 보니 갈 수 있는 날은 12월 25일, 성탄절 뿐이었다.

그래서 연인들이 득시글거리는 예술의 전당으로 나혼자 용감히!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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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가람 미술관 3층에서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를 보았다. 노르망디를 사랑한 여러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 부댕, 쿠르베, 코로, 터너, 라울 뒤피 등등...


작품들은 좋았지만, 확실히 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보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전시하니 몰입도가 많이 떨어진다. 모두 인상파이며 노르망디에서 활동한 인물들임에도 그랬다. 오히려 전시관 끄트머리에 위치한 오래된 사진들이 더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 서양 사진사 32장면이란 책을 봤는데 내가 기대한 것과 달리 사진의 역사에 해당하는 길고 긴, 그다지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결국 읽다 말았다!). 바로 그 책을 연상시키는 사진들이 인상파 거장들의 그림보다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더 익숙한 지명 노르망디.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이 파괴된 이곳을 재현해 보고 싶은 사진가의 바람이 투영된 작품이다. 그림보다 더 마음에 들어~♡


좋았던 사진들 제목을 적어왔는데 인터넷에서 구할 수가 없다. 7장 더 있는에 아쉽아쉽....


노르망디 전 보기 직전에는 사물함이 꽉 차서 무거운 가방 때문에 힘들었는데, 1층으로 다시 내려가 보니 마침 가방 찾아 나가는 학생 발견! 잽싸게 사물함을 차지했다. 이번엔 몸도 마음도 가볍게 1층 전시관으로 고고씽!



라울 뒤피의 그림이다. 장 자끄 상뻬가 떠올라서 정겨웠다.



에드가 드가의 '스트레칭하는 무용수들'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놀랐다. 130.2*97.8이다. 그림만 볼 때는 작을 거라고 여겼는데 실물은 컸구나.



에두아르 마네의 '스페인 발레'

마리오네뜨를 연상시키는 그림이다. 색채가 강렬해서 한참 바라보았다.



고흐의 오베르의 집도 좋았고, 까마귀 나는 밀밭과 오베르의 교회 사진도 좋았다. 가보고 싶구나~



독학으로 주말에만 그림을 그려 일요화가라 불린 앙리 루소의 '노트르담'이다. 간결한 그림이 인상 깊다.



리처드 푸세다르트의 '토템 신앙의 초월성'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강렬하다!



클로드 모네의 '베퇴이유로 가는 길'은 연작 시리즈였다. 

빛은 곧 색채다!라고 말했던 그의 말이 이해가 가는 느낌적 느낌~



텅빈 눈동자의 모딜리아니 작품. 난 그의 그림보다 모딜리아니 자신이 더 그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양반 잘 생겼음..ㅎㅎㅎ


굳이 비교하자면 노르망디보다 필립스 컬렉션 전이 더 좋았다. 그래도 두 전시 모두 기존에 좋았던 전시회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칸딘스키 전은 내가 원래 1월에 보려고 예매해둔 거였는데 표가 생겨서 예매 취소했다. 아무튼 야곱 덕분에 성탄절에 문화생활 잘 했다~









야곱이 준 선물은 이것~


개똥이네 놀이터는 9월호 10월호, 12월 호를 받았는데 상품 검색이 안 된다.

돌아오는 길 산타 선물 기다리는 다현 양 때문에 분주했는데, 다음날 오빠의 산타 선물은 뭐냐는 질문에 개똥이네 놀이터는 산타 선물로 급 변신했다! 다현양은 언제 산타의 존재를 알게 될까? 머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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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다음 날엔 출장이 잡혀 있었다. 한참 바쁜 시즌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안 가려고 해서 연구부에서 대표로 다녀왔다. 연수가 하나라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두개. 결국 퇴근 시간 한 시간 넘겨서 끝났다.ㅜ.ㅜ 



두번째 연수는 이미 여러 번 들은 내용이어서 재미도 없었고, 퇴근 시간 넘겨서 좀이 쑤셔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첫번째는 간송미술관 학예사 분이 나오셔서 진경산수화에 대해서 아주 맛깔스럽게 얘기해 주셔서 초집중! 조만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다녀와야겠구나!










12월 27일은 점심 때 결혼식이 하나 있었고 저녁에는 뮤지컬을 한편 예매해두었다.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원스였는데, 마침 50% 할인 기회가 생겨서 겟!



사실 영화는 아주 재밌게 보았지만 당시 중간에 좀 졸았다. 이건 영화가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내 몸이 피곤해서인데,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함...;;;; 


뮤지컬 원스는 출연 배우들이 모두 직접 연주를 한다는 게 큰 특징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이런 게 또 매력이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노래도 훌륭했다. 그래도 영화만큼 좋지는 않았다. 윤도현 전미도 주연으로 보고 싶었는데 이들은 낮 공연이었고, 결혼식 때문에 우린 이창희, 박지연 캐스팅으로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잘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배우는 낮공연 쪽이어서 살짝 아쉬움!


일요일인 12월 28일에는 낮에 돌잔치가 있었다. 헥헥...ㅜ.ㅜ 결혼식까진 괜찮은데 돌잔치는 솔직히 안 반가움.ㅜ.ㅜ 그러나 이번달 말일에도 또 돌잔치와 결혼식이 겹쳐 있음!! (ㅡ.ㅜ)


돌잔치를 보고 후다닥 뛰쳐나와 잠실 실내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승환의 연말 공연 '진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 같이 가는 사람도 있었고 발걸음 가비얍게 출발~



공연이 얼마나 좋았는지는 설명하면 입 아프지... 학교의 한 부장님이 토요일 공연을 다녀오셨는데 홀딱 반하고 오셔서 다음 공연 언제냐고 꼭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내 대답은 이러했다. 이승환 공연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ㅎㅎㅎ 뭐, 100% 장담은 못하지만 대략 그러하다. 십대 팬들이 써 갖고 온 피켓이 재밌었다. "아저씨가 죠아 쥭음"이라고 썼다. 엑소 좋아할 나이의 너희들이 반백 환옹의 매력에 훌렁 빠졌구나! 그거 늪이란다. ㅎㅎ



게스트 없이 3시간 반 공연. 홀로 34곡을 완창했다. 2년 전에는 5시간 반 공연도 했고, 십여 년 전에는 네시간 공연이 기본이었다. 홀로 40곡 넘게 부르는 일도 다반사. 그러나 3시간 반도 다른 공연에 비하면 엄청 긴 거다. 3시간만 해줘도 나는 감지덕지. 공연은 자본의 미학이라던 그의 말처럼 공연 수익금을 모조리 쏟아붇는 어마어마한 물량공세. 눈과 귀가 함께 즐겁다. 개인적으로는 쇼를 자제한 노래만 보여주는 '꿈꾸는 음악회'가 더 환상적으로 보이지만, 연말공연은 연말공연답게!









그의 11집 後 편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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