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일상생활 4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키스를 앞두고 고민하는 고민. 키스신이 많이 들어간 촬영을 해야 하는데, 광채한테 놀림당하듯 받은 키스 말고는 해본 적이 없는 일이어서 이만저만 고민이 크다. 게다가 상대 배우는 키스에 대해서 아주 까칠한 여자 밍밍. 그런데 알고 봤더니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지. 키스할 때 코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명대사도 있지 않던가. 

 

이번엔 명소소의 관찰일기로 신비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바보 명소소는 관찰일기를 통해서 신비를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다. 평소에는 식물처럼 움직임이 거의 없는 신비. 몸이 워낙 약하기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기도 하거니와 정적인 것이 신비의 체질에도 잘 맞다. 그런 신비와 소소에게 방송 스케줄이 잡혔는데 아픈 강아지를 돌보다가 입양 보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이건 입양되었다가 파양된 경력이 많은 신비에겐 치명적인 미션이다. 내용을 미리 알았더라면 결코 맡지 않았을 작품이다. 고작 일주일이라지만 그 사이에도 정은 깊게 든다. 게다가 강아지는 워낙에 사람과의 친화력이 좋지 않은가. 대면대면하게 굴었던 것은 정주기 싫어서였다. 이 강아지로 인해 상기되는 과거 때문이었다. 헤어질 때 찾아올 후폭풍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기울 때 어디 그런 이성의 브레이크를 듣던가. 무사히 입양은 보냈지만 이 아이가 자신처럼 다시 쫓겨날까 봐, 버려질까 봐 두려운 신비의 마음. 늘 상냥하지만 착한 건 아니라고 하던 신비의 무장 갑옷이 해제되었다. 소소는 신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처를 가진 사람인지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소소의 관찰일기는 슬프게 끝날 것 같다. 그렇지만, 끝은 슬퍼도 적어도 훈훈하게, 감동적으로 끝날 모양새다. 지켜본 사람이 소소이기에 더 그렇다. 역시, 나로서는 신비가 가장 마음에 아프게 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