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 데빌

 

윤형렬과 한지상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사전 정보 하나도 없이 갔더니 너무 난해해서 이해하느라 애먹었다.

 

악마의 유혹을 던지는 한지상은 흰색 수트와 검은색 수트를 번갈아 입고 나오는데, 그때그때 역할이 바뀌는 설정이었다. 악마의 속삭임일 때는 검은색 옷을 입는 것이다. 그걸 뮤지컬 다 끝나갈 때쯤에야 알아차렸다...;;; 미리 눈치를 채고 봤으면 좀 더 몰입이 되었을 것을...


 

윤형렬의 울림 가득한 목소리를 좋아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그런 목소리 성향상 발음이 너무 부정확하게 들려서 아쉬웠다.

배우는 딱 세명 나오고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고정되어 있다. 세트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근래의 화려한 무대 스타일과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언뜻 영화 '데블스 어드버킷'이 떠올랐다. 캬, 그 영화 정말 명작이었는데.... 인간은 끊임없이 유혹당하는 존재지...









 

2. 친구와 함께 뮤지컬 레베카를 보았다. 쿠팡이었나? 40% 할인에 프로그램북도 준다고 했다. 오우케이!

캐스팅은 오만석과 리사였다. 뮤지컬 소개에 삽입된 곡이 리사 곡이어서 미리 맛보기를 했는데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작년에 보았던 신영숙 못지 않을 것 같은 기대감!

 

리사는 내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었지만 오만석은 생각보다 많이 별로였다. 보증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귀족 역할 배역에 많이 안 어울렸음,,, 아무래도 포도밭 그 사나이의 농촌 총각 역할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나보다.ㅎㅎㅎ

 

가장 하일라이트가 되어줄 '칼날같은 그 미소'조차도 너무 얌전하게 불러서 격정으로 치닫는 맛이 없었다. 2주 뒤에는 알라딘 B님이 주신 표로 오만석-신영숙 버전으로 한 번 더 보았는데, 역시나 오만석이 아쉬웠다. 작년에 류정한 캐스팅으로 보고 홀딱 반했고, 음반으로 들은 유준상이 참 좋았던 게 떠올라 오랜만에 음반을 꺼내 들었다. 오 마이 갓! 작년에 오만석도 캐스팅이었어? 그랬다면 작년에 음반을 들었다는 얘기인데, 머리 속에 남지 않았다는 것은 음반이 별로여서 스킵했다는 것이다.ㅋㅋㅋ 레베카에서 오만석은 내 마음에 참 안 찼구나. 작년에도 올해에도... 오만석은 역시 헤드윅이 짱!

 

여러 번을 보았음에도 레베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 작품은 나중에 캐스팅 바뀌면 또 보고 싶어질 것이다. 극이 좋고 노래가 좋으면 역시나 끌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이 작품의 연출자에다가 노래 만든 콤비를 신뢰했는데 몇달 뒤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로 크게 뒷통수 맞았지...ㅡ.ㅡ;;;;;









 

3. 9월 달에는 일년에 한 번 돌아오는 '19금'이 있다. 19일인데 무려 금요일인 이 날, 개구쟁이 공장장님은 '19금' 공연을 내3걸었다. 첫번째 19금 공연이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아, 늙었어. 늙었어. 날짜 생각이 안 나. 내가 날짜에 얼마나 집착하는 인간인데...ㅜ.ㅜ

 

하여간, 두번째인 만큼 많이 정리가 되었다. 오버하지 않고, 적당히! 이 정도면 유머로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볼거리 많고 즐길 것 많고 재미도 가득하지만, 언제나 노래의 퀄리티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건 늘 기본으로 깔고 들어감.

 

'클럽의상'이 드레스 코드였는데, 클럽을 가봤어야 그걸 알지....;;;;

내가 가본 클럽은 공장장님이 공연하는 콘서트뿐...

하여간 블링블링 나름 섹시 의상 갖춰 입고 갔는데, 해진 저녁 밖에서 줄 서기엔 많이 추웠다능....

 

이날의 최고 아찔한 순간은 티켓 찾을 때였다.

일찍 끝난 날이어서 지하철 역에 도착해서 한 시간이나 책을 읽고 있다가 뒤늦게 표찾으러 갔더니 표는 집으로 배송됐다는 것이다.

화들짝! 그제서야 책꽂이에 숨겨두고 온 표가 생각났다. 입장 30분 전이었다.

집에까지 갔다 오면 공연 끝날 시간. 오 마이 갓! 정말 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아니 표가 생겨날 구멍이 생겼다.

주최측에 문의했더니 실물 티켓 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입장시켜 주겠단다.

집으로 전화 거니 세현군이 있다. 앗싸!

영상통화로 티켓의 위치를 알려주고, 조카는 티켓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었다.

덕분에 무사히 내 순서에 입장 완료. 아, 심쿵 제대로 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현란한 영상들이 공연의 온도를 마구 높여 놓았는데, 이후 등장하는 선곡 리스트들이 제대로 빵 터졌다.

 

천일동안 >>> 천 번 동안

내 맘이 안 그래 >>> 내 몸이 안 그래

그대는 모릅니다 >>>그대는 오릅니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후배 위하는 선배의 자세

멋있게 사는 거야 >>> 멋있게 사랑하는 거야

소통의 오류 >>> 고통의 조루

A/S >>>After sex

물어본다 >> 깨물어본다

체념을 위한 미련 >>> 체념을 위한 체련

붉은 낙타 >>> 굵은 낙타

슈퍼 히어로 >>> 슈퍼 혀로
사랑하나요 >>>4랑 하나요

 

거의 모든 노래들의 제목이 바뀌었는데 이 정도 생각난다.

그리고 마지막 앵콜 곡으로 실로 수년 만에 들려준 '변해가는 그대'에 관객 모두 얼음!

아, 전주 나오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들은게, 잠실대전이었던가?

그게 2007년이었떤가? 하여간 정말, 정말 오랜만에 듣게 된, 반가운 곡이었다.

내년에도 19금 공연은 쭈욱 이어진다고 하니 이 어찌 기쁜 일이 아닐 수 있으랴~

 


 




 

4. 9월 27일은 조이 올팍 콘서트를 예매했다. 22,000원이었던가? 무척 착한 금액으로 하루종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무척 가족적인 분위기의 축제였다. 가족 단위로 모여서 돗자리 펴고 먹고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도 좋았다. 아, 나도 올림픽 공원 주변에서 살고프다!

 

그런데 하필, 센스 없게도 청치마 입고 갔던 나. 돗자리에 앉을 수가 없어...;;;;;;

입성이 불편해서 고문이 되어버렸지만, 그걸 빼곤 다 좋았던 날. 무척 추웠지만 그 추위를 다 날려버릴 울 보스의 뜨거운 무대가 있었잖아~

 

착한 가격의 공연 원츄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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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4-12-1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트와네트 보셨군요. 후기들이 안좋아서 패스하길 잘 한 거 같아요.
LG아트센터에서 라카지 봤는데, 역시 노래는 남자는 남자노래, 여자는 여자노래하는 게 듣기좋은 거 같아요. 초대권으로 간 거라서 후회는 없었어요.

마노아 2014-12-16 15:49   좋아요 0 | URL
조기할인예매는 이게 문제예요. 복불복이거든요. 출연진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소재도 그렇고, 충분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빈수레 요란일 줄이야..ㅜ.ㅜ
말씀하신 대로 남자는 남자 노래, 여자는 여자 노래가 낫네요. 헤드윅이 예외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