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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이야기 6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신부이야기를 사둔지 꽤 지났다는 걸, 방금 깨달았다. 출간일이 5월이다. 세상에, 그렇게나 보고 싶어하던 책을 몇 달이나 재워두었다니... 급 반성 중이다.
표지의 날개를 펼치고 찍어 보았다. 제목이 신부 이야기인 만큼, 언제나 아미르가 돋보이는 게 좋다. 아름답고 당당하고, 강한 신부가 근사하기만 하다.
뒷표지는 이번 이야기에서 중심 역할을 해준 아미르의 오빠 아제르가 장식하고 있다. 아, 늠름해!
첫번째 이야기는 '키재기'다. 열두살 꼬마 신랑은 열 세살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제법 키가 자랐다. 옷이 작아진 느낌이어서 새 옷을 지어야 한다. 새옷 지을 생각에 발그레 상기된 아미르! 그러나 어린아이 취급 받는 게 싫은 꼬마 신랑은 부적의 역할을 해주는 자수는 피하고 싶다. 불안한 마음에 자수를 놓고 싶은 신부와, 그걸 거부하고 싶은 신랑의 실랑이가 이어진다. 이 부분은 둘의 관계와 성장, 그리고 이후에 진행되는 이야기의 전조까지 복합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림은 물론 스토리텔러로서도 아주 훌륭한 모리 카오루 작가다!
난 이제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에요~ 라고 강조하고 싶은 꼬마... 아니 애어른 카르르크! 힘을 주어서 번쩍! 스무살 신부를 들어올린다. 그러나 이런 어린애 힘자랑은 살벌한 유목민의 삶에서 전사 취급을 받을 수 없다. 아직은! 진짜 전사는 이렇게 생겼다. 두둥!
물에 빠진 망아지를 번쩍 들어올려 구해내는 아제르. 말은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긍지'의 표상이라고 말하는 아제르. 그 아제르가 젖은 몸을 말리느라 말타고 한바퀴 돌았다. 그 사이 눈에 띄는 사냥감도 놓치지 않는다. 매의 눈을 닮았고, 실제로 매의 눈 역할도 해낸다.
사내 중의 사내 아제르지만, 부족장인 아비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 동의하기 어렵고, 어떤 면에선 치욕스럽기도 한 명령을 따라야 할 때 갈등이 아니 생길 수 없다. 어쨌든 그들은 유목민. 가축을 키워내는 게 가장 중요하건만 한정된 목초지는 그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신부가 필요했지만, 이미 시집 간 딸내미는 되돌아올 마음이 없다. 그렇다면 힘으로 움직일 수밖에?
어마어마한 속도감을 보여주는 한컷이다. 그리면서 즐거워했을 작가님 얼굴이 절로 그려진다.
많은 무기가 있지만, 가장 섹시하다고 여기는 무기는 바로 활! 아제르는 그 활쏘기의 명수! 집중할 때의 저 눈은 아미르의 그것과 닮아 있다. 역시 초원의 아들과 딸이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까지도 절대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방심하거나 조금이라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목이 달아난다. 상대는 기마병이지만 맨발로도 위축되지 않는다. 아, 아제르! 왜 이렇게 멋진겨!!
위험 앞에 기꺼이 신부를 막아서는 용기를 보여주었지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와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확 드러난다. 게다가 상대를 배려해 주는 마음까지도!
욕심이 얼마나 화를 부르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림도 이야기도 모두 마음에 든다. 배부른 이 만족감!
이번 책의 초판 부록은 우표스티커다. 아, 곱구나! 컬러 하나 흑백 하나다. 모셔두기 보다는 어디다가 붙였으면 좋겠다. 마침 인화한 사진도 도착했는데 그냥 앨범에 붙일까? 그게 깔끔할 것 같은데... 고민 좀 해봐야겠다. 어디든 빛날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