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까망 씨! 비룡소의 그림동화 196
데이비드 위즈너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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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없는 그림책의 최강자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이다.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고 있다던데, 까망 씨가 혹시 데이비드네 고양이가 아닐까? 



새 장난감을 줘 보지만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초시크한 까망 씨! 도도하게 무수한 장난감 행렬을 지나쳐 가다가 문득! 시선을 끄는 것 발견!



우주선 모양의 장난감에는 진짜 외계인이 살고 있었다. 지구에 어떻게 불시착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다가 까망 씨의 장난감 대열에 합류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착륙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까망 씨의 습격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어이쿠, 큰일일세!



이리 굴려 보고 저리 굴려 보고, 데굴데굴 데구르르, 어이쿠 멀미 난다! 지구에서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는 초록 피부의 외계인들! 통신기도 부서졌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소원한 일! 이판사판! 일단 도망치고 보자!!


하마터면 잡힐 뻔! 했는데, 그때 마침 나타난 무당벌레 덕분에 기사회생! 장난감 대열에서 우주선 뒤에 뒤에 있던 게 무당벌레처럼 생겼는데, 저건 진짜 무당벌레일까, 아님 장난감일까, 아님 또 다른 우주선???



아무튼 부서진 가구 사이로 뛰어들어가 마주한 것은 또 다른 문명 세계! 오, 신기 신기! 이런 걸 만나려 지구에 온 거였지!

그곳은 개미들의 아지트였다. 평소 개미들도 까망 씨 덕분에 꽤 고생을 했나 보다. 마치 고래 사냥을 기원하며 주술적 의미를 가득 담은 벽화를 남겼던 석기 시대 사람들의 작품을 보는 기분이다.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의 언어로 감탄사를 연발하는 외계인들. 기호로 이루어진 이들의 말이 얼핏 보면 꼭 훈민정음을 보는 기분 것 같다.



일종의 공공의 적을 공유해버린 개미 식구들과 외계인 식구들은 금세 친해졌다. 기념 사진도 찍고, 먹거리도 나누고, 기념품도 교환하고 만담을 피우는 이들.


돌아가기 위해선 통신기를 고쳐야 하는데, 개미 친구들이 도움을 준다. 모아놓은 갖가지 잡동사니를 동원해서 통신기를 고친다. 연필 지우개의 연필과 구슬? 기타 등등을 잘라냈는데, 같은 색깔을 채우면 전원이 들어오는 것일까? 


이제 어떻게 도망칠 것인지 작전계획이 필요하다. 통신기는 일단 개미가 등에 진 채 나르기로 했다. 평소 자기 몸무게의 몇 십 배를 들어 올리던 짐꾼 실력이 있지 않았던가!


누군가는 까망 씨의 시선을 돌리게 하고, 그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도망칠 지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밖으로 나갈 준비 끝!



여러 방향에서 움직이는 목표물 때문에 정신 사나운 까망 씨! 뭐부터 덮치지? 누구부터 잡지? 고민고민고민 하다가 모두 놓쳐버렸네!


도움 주었던 개미 친구도 무사히 보내주고 제 갈 길 찾아 떠나버린 외계인들. 뒷북 치는 까망 씨! 모처럼 관심 끄는 장난감이 생겼건만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얼마나 아쉬울 것인가!


날아다니는 것에 관심을 보이자 집주인은 새 장난감으로 로켓 발사하는 시늉을 해 보이지만 시크한 까망 씨는 관심 없다.

까망 씨는 외계인들이 도망쳤던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그리고 내부 공간에는 개미 식구들이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친구들이 남겨 주고 간 옷과 망가진 통신 용품 등등, 성냥개비로 만든 사다리까지도 정겹다. 이들이 외계에서 온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데이비드 위즈너는 정말 상상력이 좋은 작가다. 이전에 출간했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감탄하면서 보았다. 글자 없이도, 말하지 않고도 이리 많은 이야기를 해내고 또 듣게 한다. 그림 보는 재미는 또 어떻던가. '유머'가 있다는 것도 아주 큰 장점이다. 이 책을 칼데콧 아너상으로 누르고 칼데콧 상을 받은 다른 작품이 궁금할 지경!


이 책은 그 자체로 영화로 옮겨도 될만한 이야기와 모험이 있다. 외계인과 개미 식구들까지 다 동원해서 토이 스토리 한번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동물 혹은 외계 생명체 전문 배우 앤디 서키스가 캐스팅되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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