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할 거야! - 이기심, 욕심, 질서에 대한 이야기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7
최정현 글, 유미선 그림 / 꿈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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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몇살인지 모르겠는데, 큰조카 세현이가 한참 뭐든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 부리던 때가 있었다. 세살? 네살? 대충 그 정도였을 것이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하고 할머니가 물을 내렸다고 화장실이 부서져라 울어버렸다 한다. 자기가 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박탈 당한 것에 대해서 억울해 한 것이다. 고만한 나이 대의 아이들이 많이 그렇다-고 들었다. 여기 등장한 개구리 아해도 그랬다. 뭐든 자기가 먼저 해야 하고, 혼자 해야 하고, 일단 손부터 번쩍번쩍 든다. 그 와중에 다른 친구들의 기회가 자꾸 무시되고, 혼자 너무 나대다가 질서를 어지럽혀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이 개구리의 문제는 단순히 나도 할 수 있어요! 혼자서도 잘 해요!를 뽐내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본 때를 보여줄 필요도 있는 법! 버르장머리를 고치기로 결심한 이는 주방장 돼지 아저씨 되겠다. 



접시 위에 놓인 것은 개구리가 가장 무서워 하는 악어! 이빨을 드러내고 험악한 표정을 짓는 악어가 접시에서 뛰쳐나와 당장 개구리를 잡아 먹을 것만 같다. 화들짝 놀란 개구리 아해!



기가 죽어 버린 개구리는 이제 다시 나 먼저 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라고 한다. 


읽고 나서, 조금 찝찝... 아이가 변하게 되는 계기도 내게는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나 먼저 하겠다-가 늘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자기한테 좋은 것만 먼저 하겠다고 해서 빈축을 샀지만, 이런 성향의 아이에게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면 '궂은 일'도 나 먼저 하겠다고 나서지 않을까? 야단치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칭찬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는 것도 좋지만, 그걸 위해서 공포심을 이용하는 건 좀 껄끄럽다. 


하여간! 더불어서 함께 사는 공동체의 질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한 법. 읽고 난 뒤 이야기를 더 나누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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