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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먼저 할 거야! - 이기심, 욕심, 질서에 대한 이야기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7
최정현 글, 유미선 그림 / 꿈터 / 2014년 6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809/pimg_7876031331050865.jpg)
정확히 몇살인지 모르겠는데, 큰조카 세현이가 한참 뭐든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 부리던 때가 있었다. 세살? 네살? 대충 그 정도였을 것이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하고 할머니가 물을 내렸다고 화장실이 부서져라 울어버렸다 한다. 자기가 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박탈 당한 것에 대해서 억울해 한 것이다. 고만한 나이 대의 아이들이 많이 그렇다-고 들었다. 여기 등장한 개구리 아해도 그랬다. 뭐든 자기가 먼저 해야 하고, 혼자 해야 하고, 일단 손부터 번쩍번쩍 든다. 그 와중에 다른 친구들의 기회가 자꾸 무시되고, 혼자 너무 나대다가 질서를 어지럽혀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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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구리의 문제는 단순히 나도 할 수 있어요! 혼자서도 잘 해요!를 뽐내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본 때를 보여줄 필요도 있는 법! 버르장머리를 고치기로 결심한 이는 주방장 돼지 아저씨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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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에 놓인 것은 개구리가 가장 무서워 하는 악어! 이빨을 드러내고 험악한 표정을 짓는 악어가 접시에서 뛰쳐나와 당장 개구리를 잡아 먹을 것만 같다. 화들짝 놀란 개구리 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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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죽어 버린 개구리는 이제 다시 나 먼저 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라고 한다.
읽고 나서, 조금 찝찝... 아이가 변하게 되는 계기도 내게는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나 먼저 하겠다-가 늘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자기한테 좋은 것만 먼저 하겠다고 해서 빈축을 샀지만, 이런 성향의 아이에게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면 '궂은 일'도 나 먼저 하겠다고 나서지 않을까? 야단치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칭찬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는 것도 좋지만, 그걸 위해서 공포심을 이용하는 건 좀 껄끄럽다.
하여간! 더불어서 함께 사는 공동체의 질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한 법. 읽고 난 뒤 이야기를 더 나누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