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지났지만, 정리하지 않으면 분명 섭섭해질 것이므로 회고하는 느낌으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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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첫번 째 공연은 뮤지컬 위키드였다. 해외에선 꽤 인기가 있지만 국내에선 덜 유명하다고 했던 위키드.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오즈의 마법사가 아주 사랑받는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이 작품은 원작을 살짝 비튼 패러디라고 하니 더 낯설 터. 일찌감치 옥주현 캐스팅으로 예매해두고 이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정작 공연장에 도착해 보니 이날의 주인공은 박혜나였다. 읭? 어찌된 거지? 지난 해 가을에 갈라쇼에서 박혜나 곡이 별로였던 걸 기억해서 일부러 피해간 거였는데 이 무슨 재앙인가! 관객에게 연락도 없이 출연 스케줄이 바꼈나 알아보니 아니었다. 그냥, 내가 예매를 잘못한 거였다. 하아..ㅜ.ㅜ


나의 우려대로, 박혜나 공연은 별로였다. 수년 전 아이다 시절의 옥주현을 보듯이 시종일관 강강강으로 노래를 불러서 피곤할 지경이었다. 진정, 슬프구나.ㅠ.ㅠ 남주는 이지훈이었는데, 딱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보통의 노래였다. 그닥 매력은 없었다. 멀리 샤롯데까지 갔는데 이리 허무한 결말이라니... 나의 2014년 삽잘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2014년에 간 첫번째 강연회는 '고문서,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였다. 2주에 걸쳐서 홍대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진행했는데 무척 재밌었고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따로 이때의 강연만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생각만 하고 오개월 여가 흘렀다는 사실을 방금 깨닫고 경악했다. 반성 반성!!



 






2014년의 첫번째 소극장 공연은 '아이러브유 비코즈'였다. 야곱과 함께 했던 공연이었다. 왜 그리 피곤했던지 중간에 잠깐 졸긴 했는데 엔딩의 노래와 가사가 좋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가 아니라, 그래서 사랑한다는 메시지는 얼마나 뜨거웠던가. 


2014년의 첫번째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당시에 고려시대 향로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향은 부처님의 사자다

그러므로 향을 태워 온세상 모두를 청하라


 


전시관 앞의 3D TV에서 연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아주 입체적으로 묘사되었다.


 

 

 


세가지 향이 있었는데 하나가 너무 강렬해서 나머지 둘은 제대로 맡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의 '유향'이 혹시 동방박세 세사람 중 하나가 가져온 그 유향일까? 


전시회는 좋았다. 배가 고팠고 레스토랑에서의 굴욕이 새삼 떠올라 울화가 치밀지만, 하여튼 고려시대 향로 자체는 좋았다는 것!










이 무렵의 야곱은 뮤지컬 잡지의 교정을 봐주고 있었다. 그 덕분에 원고료 대신 받은 공연 티켓으로 함께 공연을 많이 갔다. 그렇게 가게 된 것이 뮤지컬 카르멘. 지난해 연말에 보고서 아주 실망했던 공연인 탓에, 아무 기대 없이 가서 보았고, 그 덕분에 평점은 건졌다. 다행히도 당시 내가 봤던 캐스팅과 전혀 겹치지 않았다. 이러기도 쉽지 않지!


카르멘 역할은 차지연보다 바다가 훨씬 잘 어울렸다. 호세 역할은 류정한도 신성록도 모두 안 어울렸다. 특히 이 무렵에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 중이어서 신성록을 보는 내내 소시오패스가 연상되어서 몰입이 참 힘들었다는 것. 카르멘은 배우의 문제라기보다 작품 자체를 너무 못 만들었다. 관객들이 외국 작품을 소재로 한 것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졸작으로 부랴부랴 만들어낸 것인지... 하여간 카르멘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왔음에도 영 아니었음!










맨 오브 라만차는 알라딘 B님의 갑작스런 사정으로 대신 가게 되었는데, 아아 명불허전 조승우의 열창에 완전 감동 받고 돌아왔다. 전 부치느라 도졌던 감기 따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감기 바이러스를 해치워주는 명품 보컬과 명품 연기의 협연이었다. 이러니 표구하기가 별따기지!!


 

 


내 생각에 알돈자 캐릭터는 김선영과 그닥 어울린다고 여기지 않지만, 노래가 나빴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산초 역에 이훈진은 완전 맞춤이었다. 귀여워라~









뮤지컬 해품달도 나의 야곱과 함께 보았다. 그 잡지 교정 아직도 보는지... 오래오래 해주셨으면...ㅎㅎㅎ

해를 품은 달은 소설을 무척 재밌게 보았지만 드라마가 워낙 날림이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김수현이 나왔음에도 완전 망쳤으므로, 뮤지컬도 크게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은 아주 재밌었다. 역시 모든 감상의 최대 방해물은 '기대치'라는 것!!!


1막에 너무 내용을 조금만 담아서 2막에서 다다다 달리느라 무척 고생한 티가 났다. 편집을 좀 더 손보면 훨씬 좋아질 것 같다.


 


전동석은 일이년 사이에 완전 주연급으로 확 성장했다. 아직 연기와 노래는 좀 더 무르익어야 할 것 같지만, 일단 비쥬얼은 최강이라는 것. 키가 187이던가..ㅎㅎㅎ


정재은 씨가 연기를 참 잘했다. 연기도 노래도 모두 안정적이었고 연우 그 자체로 보였다. 아, 한가인과 비교됨...


 

 


 

무대 구성도 좋았다. 한지와 조각보의 느낌이 있었고, 전통을 보여주되 옛스러운 느낌과 고풍스런 품격과 그러면서도 고루하지 않게 예쁜 무대였다. 토월극장이 워낙 무대가 깊어서 이런 시대극을 꾸미기가 좋은 구성을 가졌다. 다만 남배우들의 의상이 너무 통으로 내려와서 부해 보이는 게 살짝 엔지였다. 허리띠만 예쁘게 묶어주었으면 더 살았을 것을!









위저드 머털은 알라딘에서 램프 응모하고 당첨된 것이다. 머털도사를 뮤지컬로 바꾼 거였는데, 뮤지컬이기보다는 액션 연극이라고 해야 할까. 도술 부리는 머털이와 요괴들의 움직임을 스턴트맨급의 액션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작 만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어린이 친구들이 보면 아주 좋을 재밌는 공연이었다. 요소요소 소품과 캐릭터, 분장이 모두 좋았다. 그렇지만 나는 원작 만화가 더 좋다. 추억의 작품이지!









박노해 사진전은 이미 리뷰에서 소개했으니 패쓰. 문화생활 정리가 늦어졌던 게 바로 그 리뷰가 늦어졌기 때문이었다는 것...;;;;


http://blog.aladin.co.kr/manoa/7001579

http://blog.aladin.co.kr/manoa/7001477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거의 십여 년 만에 다시 보았다. 역시 야곱과 함께였다. 오래 전에 내가 본 것과 내용이 다소 수정되어 있었다. 영화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차이점은 모르겠고, 수정된 버전이 내게는 더 좋게 느껴졌다. 여전히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여실히 보이는 재밌는 뮤지컬이었다.


오! 방금 알았는데 원작을 쓴 사람이 '오! 당신이 잠든 사이'도 썼구나. 이 작품도 재밌다고 소문났던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볼 기회를 만들어야지.






 


헝가리 왕실의 보물 전이 보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뮤지컬 엘리자벳 때문이었다. 익숙해진 엘리자벳 황후의 초상화를 볼 수 있었는데, 그밖의 것들은 아주 썩 내 눈을 홀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사진은 마음에 들었는데, 오래 되어서 뭘 찍어온 건지 기억이 나지 않음...;;;;;










아아, 밤이 깊었다. 이제 그만 정리해야겠다. 2014년 1월과 2월에 영화를 제외한 나의 문화생활은 이러했다. 단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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