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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부의 서재 - 어느 외주 교정자의 독서일기
임호부 지음 / 산과글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독서 에세이가 많이 나왔다. 모두들 무림의 고수, 아니 인터넷 서점의 고수들이었다. 많은 글들이 책으로 묶여 나왔지만 가장 깊이있는 성찰을 보여준 것은 이 책이 아닐까 싶다. 평소 블로그에 글을 쓰실 때도 그 묵직한 감동에 반할 때가 많았다. 다시 시간 순으로 정리한 이 책에는 작가가 읽은 책에 대한 단상이 그의 일상 소사와 잘 어우러져 매끄럽게 흘러갔다. 간혹 문체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어려운 내용에 눈을 가늘게 뜨기도 했지만, 대체로 편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읽어 내려갔다. 읽다 보면 궁금해지는 책도 많고, 오호! 하며 놀라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를 가장 감동시키는 것은 작가가 직접 지은 토막 글들이다. 평소에도 나는 이분이 '소설'을 쓰면 무척 잘 쓸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의 문장은 소설가의 필력을 연상시킨다. 분명 남의 글을 교정하는 것보다 더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것 같은데 그는 좀처럼 동의해주지 않는다. 소설은 소설가가 쓰는 거라면서. 난 그가 소설을 쓰는 순간 소설가가 될 거라고 믿고 있는 사람!!
'오늘은 우는 날'이라는 손바닥만한 소설(장편소설)이다. 짧은 글에서 긴 여운이 느껴진다. 눈물이 제공해주는 제의의 공간을 잠시 들여다 본 느낌이다. 이승환의 노래 '오늘은 울기 좋은 날'도 함께 떠오른다.
실제로 작가님이 밝히지 않았다면 구글링을 해서라도 이 소설의 제목을 찾고자 애썼을 것이다. 미리 알려주셔서 헛수고를 막았다. 삶의 페이소스가 진하게 묻어나는 이분의 다른 글들도 보고 싶다. 독서 에세이 말고 그냥 에세이를, 그리고 그보다는 소설을 읽고 싶은 게 가장 큰 바람이지만, 아무튼 간에 이 한권의 책으로 끝내지 말고 꼭 후속작을 무엇이라도 써주셨으면 한다. 애독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 얼마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