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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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난감한 소설이다. 빠르게 읽히지만 무언가 내 안에 남길만한 게 없다. 딱히 재밌지도 않았고, 나름 반전이라고 심어놓은 것들이 놀랍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도 좀 떠오르고, 순애보적인 인물이 나오지만 그 사랑에 공감도 가지 않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방세옥이라는 필명을 용휘라는 인물은 그래도 개성이 있다. 그가 사랑을 하는 방식이나 글을 쓰는 방법 등은 누군가의 공감을 사기 어렵지만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니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런데 이야기의 화자를 담당한 용우라는 인물은 참으로 무색 무취 무매력이었다. 그의 실연이 그를 아프게 했지만, 독자는 그가 별로 아파보이질 않아서 그의 상처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 옥상에 올라가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된 집에서 오는 미스테리함은 긴장감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시들시들해졌다. 


"자네는 인생이 별로 달콤하지 않은가봐. 빵을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니."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여기 아서 삼십 분 남짓 있는 동안에 타르트를 세 개나 먹었으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긴 했다.

"저요? 지금 제가 별로 달콤한 상태가 아닌 건 맞는데 행복한 사람들도 빵은 먹잖아요." -41쪽


용휘와 용우의 반응에 모두 공감이 갔다. 요거 하나 건질만한 문장이었다는 걸 고백한다. 작가의 전작을 읽어보지 못했으니 필력을 알 수 없지만 이 책 하나만 가지고 본다면 너무 엉성하고 미숙해 보였다. 미안하다. 원래 이런 악평은 좀처럼 하지 않는데 이걸 계속 읽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뭔가 있음직해 보이는 제목 '실내인간'의 의미도 알고 나니 시들해졌다. 표지만은 예뻤다고 인정한다. 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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