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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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 좀 봐.
-그냥 마른 나무잖아.
-새싹이 돋았어.
-정말?
-나무의 ‘싹이 돋는’ 계절이야. 가지 끝에 작은 연두색 싹이 나와 있어.
-와, 정말이네.
-잘 보이진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거야.-11쪽

-왜 이렇게 걸음이 빨라?
-시간이 아깝잖아.
-하지만~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12쪽

-너도밤나무는 추위에 강해서 잘 부러지거나 하지 않는대.
-강한 나무라서?
-그게 말이지, 그 반대라서 그래. 너도밤나무는 부드러운 나무야. 부드러운 나무라서 건축재로는 사용할 수 없대.
-호오~
-그렇지만 너도밤나무는 추위에 무척 강해. 부드러운 나무는 눈이 쌓여도 휘어질 뿐, 부러지지 않는 거지.-29쪽

-아이쿠! 위험했어!!
-세스코~ 헤드라이트는 2~3미터 앞을 비추는 거야. 숲에는 돌이나 나무뿌리가 있어서 어두울 때는 발밑보다는 조금 더 멀리 보면서 가야 해.-32쪽

-그런데 배가 제대로 나아가지를 않아.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틀어져버려... 노젓는 방법이 틀린 건가?
-마유미~~ 손끝만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어~-49쪽

-멋지지 않아? 하늘을 나는 모든 새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두부집 아저씨에게 그냥 ‘새’는 없어. 새에게도 모두가 그런 것처럼 이름이 있으니까. 우리도 마찬가지겠지. 그냥 ‘인간’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그저 ‘인간’이라고만 여기니까 생명이 가벼워진다, 라는 말이지.-67쪽

-밤이 이렇게 조용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우리집 근처는 한밤중에도 매미가 우는데.
-가끔은 까마귀도 울잖아.
-맞아 맞아.
-밝아서 낮인 줄 알고 우는 거래.
-도시의 밤은 그렇지~
-이곳에 와서 밤하늘에 별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지만, 도쿄의 하늘에도 별은 똑같이 있는 거잖아. 보이지 않아도 사실은 빛나고 있는 거였어.-82쪽

-이곳에 오면 흙 위를 걷는 게 참 기분 좋은 거구나 느껴.
-도시에 있으면 몇 개월이고 흙을 밟지 않을 때도 있지.
-응, 맞아.
-하지만 하이힐을 신고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도 좋아. 또각또각 하고.
-그 소리, 성인의 소리지.
-성인이란 좋은 거지.
-그렇지. 싫은 것도 많긴 하지. 싫은 일이나 귀찮은 일은 전부 사라지면 좋을 텐데.-100쪽

-날다람쥐라고 날기만 하는 것은 아니야.
-호오~
-날다람쥐는 위에서 아래를 향해 날지만, 아래에서 위로는 날지 못해.
-그래?
-아래로 내려오면 다시 나무를 오르지 않으면 안 돼.
-날다람쥐도 힘들겠네.
-편하기만 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정말...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이군~
-날다람쥐여~ 오르라! 다시 하늘을 날기 위해!-105쪽

-쌍안경으로 새를 찾는 건 어려워. 먼저 자신의 눈으로 숲 전체를 보는 거야. 새소리가 들리면,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거나 나뭇잎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리고 그것들을 잘 관찰해서 추측을 하는 거야. 쌍안경으로 보는 건 그 다음.
-119쪽

-어른이 되면 뭐든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모르는 게 산더미처럼 많아. 뭔가, 모르는 세계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어른이 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122쪽

-발밑의 잡초들은 참 재미가 없네.
-그래도 대단하지 않아? 이런 숲속의 잡초들은 커다란 나무에 가려 햇빛도 못 보는데 살아 있잖아. 조금의 빛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이 있는 거지.-135쪽

하야카와, 저 새는 뭐야?
-세스코, 저건 참새야.
-아, 네-
-아는 새가 처음 본 새처럼 보이는 건 새의 아름다움이 보였다는 거야, 분명.-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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