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2 - 결의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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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시와기를 어른아이라고 생각했어.”
몸은 어린아이인 채 머리만 어른이 된 녀석-
“반면에 오이데는 아이어른. 덩치나 하는 짓은 어른인데 머리가 어린애야. 정반대지.”
어른아이와 아이어른은 어울릴 수 없다. 어른아이는 그 사실을 알지만, 아이어른은 모른다.-323쪽

“정말로 현명한 녀석은 시간과 타협할 줄 알아. 자기가 아이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꼭 남에게 말하거나 일기에 쓰지 않더라도 알고는 있어. 아니까 잊고 살아갈 수 있는 거야.”
-324쪽

“눈보라까지는 아니지만 이따금 웅웅대는 소리가 들렸던 기억이 나. 특히 한밤중에. 눈 내리는 밤이 고요하다는 건 단순한 고정관념일 수도 있어.”-349쪽

“이번 교내재판이 그애한테도 좋은 ‘자리’가 되면 좋겠구나.”
어떤 ‘자리’일까. 거짓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무대?
“고발장을 쓴 그 여자애한테도.”
가자미 선생이 가게 유리창으로 시선을 돌리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듯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누군가가 자기 말에 귀기울이고 믿고 편들고 함께 싸워주는 경험이 절실하게 필요할지도 몰라. 바로 지금 너희가 슌지 군에게 해주는 것처럼.”-377쪽

“가시와기랑 노다는 같은 부류로 보였어.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어. 어쩌면 료짱도 그랬을지 모르고.”
얌전하다.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다 할 장점이 없다. 인기가 없다. 여자애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 겐이치는 속으로 하나하나 꼽아보았다.
“하지만 개성은 달라. 그 당연한 걸, 학교에 갇혀 한데 섞여 있다보면 잊어버려. 선생님들도 그러지 않을까. 뭐랄까, 대충 뭉뚱그려버리지.”-425쪽

“네가 미야케를 안 좋게 생각하는 건 알아. 얘기를 들어보니 별로 호감가는 애가 아니라는 건 나도 알겠어. 그렇지만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말이라고 모두 거짓이라 단정하는 건 잘못이야. 바로 그런 태도 때문에 오이데가 살인자 취급을 받았다는 걸 우리는 잊으면 안 돼.”-434쪽

진실을 밝혀내려면 이런 서툰 연기가 필요해요. 오이데 슌지 패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들을 저질렀는가. 학교와 동급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쳤는가. 피해자 중 한 명인 미야케 주리가 얼마나 깊은 상처를 받았는가. 그런 것들을 다 알면서도 학교는 얼마나 수수방관했는가. 그 모든 것을 백일하에 드러내기 위해 우리 검사 측은 굳이 불리한 제비를 뽑은 거예요. 처음부터 진 싸움이라고요, 아버님.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보고도 못 본 체한 책임이 있음을 통감해 미야케 주리의 거짓말을 믿기로 했어요. 한 번쯤 온 힘을 다해 그애 편이 되어주기로 결심했어요. 우리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패배하는 쪽을 선택한 거예요.-5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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