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것들만이 그가 아직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였다. 그런 까닭에 그 큰 종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었다. 축제일이면 그의 주위에서 부산하게 나대는 소란스러운 딸들의 가족 중에서 그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그 종이었다. 이 큰 종의 이름은 마리였다. 그녀는 남쪽 탑 속에서 누이동생 자클린과 단둘이서만 있었는데, 키가 좀 작은 이 자클린이라는 종은 마리의 새장 옆에 있는 좀 덜 큰 새장 속에 갇혀 있었다. 이 자클린은 그것을 성당에 준 장 드 몽타귀의 아내의 이름을 딴 것인데, 이러한 헌납에도 불구하고 그는 몽포콩에서 머리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면할 수가 없었다. 두 번째 탑 속에는 여섯 개의 종이 있었고, 끝으로 보다 작은 여섯 개의 종이 하나의 나무 종과 함께 외진 위의 종탑 안에 살고 있었는데, 이 나무 종은 사면의 목요일 저녁부터 부활절 전날 아침까지밖에는 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카지모도는 자기의 하렘 안에 열다섯 개의 종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지만, 큰 마리가 애첩이었다.-2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