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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줄리엣 - 백작 카인 시리즈 1
유키 카오리 지음, 주진언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된 백작 카인 시리즈다. 그림체도 익숙하지 않고 내용마저도 낯설어서 당황했다. 그만큼 처음 읽고 오랜 시간이 흘렀나 보다.
첫번째 권에서는 백작 '카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리프와 호흡을 맞추는 그 명콤비의 느낌은 아니다. 아마도 처음엔 이 시리즈가 이렇게 길어질 거라곤 예상하지 못하고 단편단편을 이은 게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그림체가 많이 다르다. 초반의 카인은 좀 겉늙어 보인다. 후반부의 안정된 그림체에서는 보다 귀엽고 섹시한 느낌의 차가운 카인이 있는데 말이다.
줄곧 '반전' 코드로 진행하고 있다. 죽은 자가 살아 있고, 살아 있는 자는 알고 보니 죽은 자의 이름을 쓰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모두가 음모와 배신을 깔고 있고, 결정적으로 반드시 누군가 죽으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유키 카오리는 탐미적인 느낌의 작가이지만, 검은 오로라도 가득 풍기는 작가라는 걸 새삼 상기하게 되었다.
십여 년 전에는 무척 재밌게 읽었는데 그 사이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님 그림체가 덜 무르익은 초기작이어서인지 흥이 크게 나질 않았다. 본격적으로 카인과 리프 이야기가 나올 때에나 그 감흥이 살아날 듯하다.
그런데 참 재밌게도 이 구조라는 게 '흑집사'하고도 아주 닮았다. 흑집사가 더 나중 작품이니 야나 토보소 작가가 참고를 했을지도... 뭐, 아주 독창적인 얘기여서 오리지널을 주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