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042 5 - 완결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사형수를 상대로 이름을 부른다는 건 위험했다. 그를 하나의 인간으로 대우해 준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함께 쌓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헤어질 때 힘들 수밖에 없다.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인들은 교수대의 버튼을 동시에 누른다고 들었다. 사람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으로부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공동 책임을 지는 거라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게 인간인 거니까.


042호에 이어서 053호가 실험에 투입되었다. 그는 유아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게다가 방화까지 저지른 인물이었다. 밝혀진 게 세건이다. 로보트처럼 움직이고 다른 사람과는 반응하는 것이 달랐다. 소시오패스 같은 게 아닐까 짐작했다. 그랬는데, 그랬던 그 범죄자에게서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남들과 '다르기' 깨문에 부모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외로운 아이의 모습이 읽혔다. 연민을 느꼈다. 그의 범죄는 무엇으로도 변명이 되지 못하지만 그가 가엾게 느껴졌다. 024호 하고는 또 다른 마음이다. 


시이나 박사는 결혼식 때에도 예뻤다. 그가 보여준 마음의 그릇이 반짝반짝 빛났다. 024호의 유괴된 시절 이야기도 나왔다. 그가 왜 살인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기막힌 사연 한자락을 엿보았다. 역시나 기구한 인생이다. 


실험은 중단되었다. 머리에 박은 칩의 부작용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실험이 중단되었다는 것은 료헤이가 형무소로 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사형수가 형무소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기다리겠는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표정 없고 감정 없던 료헤이의 인생은 많은 것에서 변화를 주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용서받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진 게 가장 뜨거웠다. 그가 자신에게 희생된 일곱 명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거니까. 스스로를 저주하며 벌을 주며 그렇게 버려버린 제 인생을 그가 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도리를 지키면서, 인간의 본연의 마음을 회복해 가면서...

마지막에 사진 한장이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가 인생 마지막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또 사랑받으며 인생을 정리했는지 그 한장의 사진이 말해주었다. 


좋은 작품이다. 그런데도 별로 유명하진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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