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둑이 된 이유 - 타무라 유미의 만능캡슐 1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타무라 유미의 만능 캡슐 시리즈 1편이다. '내가 도둑이 된 이유'

표지의 10세 소년(난 소녀인 줄 알았는데 소년이었다!)이 주인공이다. 메이지 시대 때 선교사가 지은 커다란 고택('성'이라고 봐야 할 수준의)에 살고 있다. 엄마는 전직 배우였는데 지금도 철부지 소녀같은 인물이고 아이가 집안을 다 꾸려나간다. 이 무슨 소년가장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내 제대로 개그다!


꼬맹이는 개그체로 그렸지만 어른들은 모두 제대로 그렸다. 사실 다른 어린이들도 모두 예쁘게 나온다. 주인공만 이렇게 2등신 캐릭터로 그렸다. 


엄마는 집에 있는 골동품들을 팔아서 새로 쇼핑하는 취미가 있는데, 하필 이때 류의 여자친구가 맡겨놓은 작은 반지 상자가 같이 딸려가버렸다. 그걸 되찾아와야 하는데 이미 또 팔려나간 상황! 철없고 즉흥적이고 대책 없는 엄마는 과거 '도둑' 역할을 했던 걸 떠올리면서 반지 상자를 찾아오겠다고 '예고장'을 보냈다. 분명 엄마가 사고칠 것을 알기 때문에 미리 손을 쓰게 된 아들 류. 그래서 '내가 도둑이 된 이유'다. 


반지를 찾아오는 과정에서 알게 된 친절한 형사 아저씨. 10년 전에 헤어진 아내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이 순수청년은 알고 보니 류의 아빠. 엄마와 아빠는 극적으로 재회를 하고 극적으로 다시 결혼하게 되지만, 그건 류가 돌봐야 할 어른이 둘로 늘어났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게 산너머 산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아빠가 도둑이 된 이유'와 '내가 왕이 된 이유', '내가 유령이 된 이유'까지 이어지는 단편들이 엮여 있다. 마치 분위기가 '어거스터 러쉬'같다. 지극히 말이 안 되는데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고 즐거워지는 예쁜 이야기. 게다가 그림도 예쁘다! 바사라나 세븐 시즈 같은 작품들은 주제가 무겁기 때문에 사실 늘 진지하다. 그런데 이렇게 개그도 되는 작가였구나! 새삼 또 놀라고 있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구매했는데, 시리즈를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구하는 게 쉽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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