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피리를 부는 부엉이,
옷으로 피리를 닦는 부엉이,
눈보라 치는 밤 피리를 부는 부엉이,
눈보라 치는 밤 피리 부는 데 애먹는 부엉이

하하핫, 단계별로 보다 보니 웃기다.
한 쪽에 그림 하나씩만 있는데 설상가상이랄까.
부엉이, 욕 봤다!

'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얘기를 했다. 그 중 하나, '밤이 온다' 시리즈다.
밤은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했다.
그 다음엔?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밤을 찾는다.
땅 속에서 오는 것만 같아서.
그러다가 또 궁금해졌다.
밤은 왜 어두울까????
그러게, 밤은 왜 어두울까? ㅎㅎㅎ

다시 생각해 본다. 왜 밤은 어두운지,
그리고 또 궁금해졌다. 밤은 왜 조용한지?
모두 자고 있기 때문일까?

생각은 생각의 생각을 낳아서, 다시 궁금해졌다!
사람은 왜 밤에 자는지....
개구리가 너무 오래 생각하다 보니 옆 자리에 있던 생쥐가 새근새근 졸고 있다.
한참을 생각하던 개구리의 결론!
낮에 깨어 있기 때문에 밤에 자는 거라고!
하하핫! 맞는 말이네. ㅎㅎㅎ

그런데 밤에 깨어 있는 친구들도 있지 않은가!
맨 처음에 출연했던 부엉이 말이다.
밤에 깨어 있어서 낮에 자는 거라고 말하는 개구리.
그래 그렇지. 박쥐도 밤에 깨어 있어서 낮에 자는 친구지.

그렇다면 이들은 왜 낮에 자는가?
눈이 부셔서 그런 게 아닐까?

또 궁금하다.
왜 밤에는 별이 뜰까?
조용해서?
왜 밤에는 달도 뜨지?
부엉이가 깨어 있기 때문일까?
우리의 개구리 친구의 궁금증을 다 풀어주려면 하루 낮과 하루 밤은 부족할 것이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생쥐가 안쓰러울 지경!

왜 밤에는 무서울까? 조용해서?
개구리야, 낮에도 무서울 수 있다는 걸 모르는구나.
왜 밤에는 쓸쓸할까? 모두 잠들어 있기 때문?
개구리야, 낮에도 쓸쓸할 수 있단다. 네가 아직 고독을 모르는구나.
우야튼, 밤이 좋다. 잠들 수 있는 밤이, 내일을 기다리는 밤이 좋단다.
물론, 내가 내일을 기다린다는 건 꼭 아니지만....

개구리가 꿈을 꿨다. 나비가 되는 꿈!
날개를 퍼덕이며 연못 위를 나는데, 개구리임에도 물이 무서웠단다.
간신히 나무 끝에 앉았는데 친구 초록이가 보였던 거지.
초록이도 물론 개구리야.
그런데 초록이의 눈빛이 섬뜩했어.
초록이가 혀를 낼름 내밀어 생각하는 개구리를 '날름!' 삼켰던 거야!
그래서 "초록아, 나야 나!"하고 외치다가 깨어난 이야기....
아, 슬프다!

왜 꿈을 꾸는 걸까? 무엇을 생각하는 걸까? 꿈은 누가 생각하는 걸까? 등등,
생각하는 개구리답게 질문의 질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가 깨어 있는 쥐의 꿈이 무엇이냐고 묻게 되고, 쥐는 아주아주 커져서 숲을 뛰어넘고 산을 뛰어 넘어 구름을 뚫더니 마침내는 무지개를 잡는 게 꿈이라고 했다.
어휴, 이렇게 낭만적일 데가!
무지개를 잡는 꿈이라니, 예쁘다!
깨어 있는 개구리의 꿈은 점점 점점 커져서 바다를 헤엄치는 것이다.
돌고래와 고래, 도미와 다랑어가 모두 함께...
그렇게 꿈 이야기를 하다가 새근새근 잠이 든 두 친구.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이다.
꿈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어 꿈 속으로 빠져드는 풍경... 예쁘다.

당연해서 고민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 그런 사소한 것들에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생각하는 개구리!
그래, 너처럼 조용한 시간을 가지면서 왜? 라고 묻는 시간도 분명 필요하지.
그런데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야, 언제까지 생각할 거니? 난 그게 궁금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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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인보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
    from 그대가, 그대를 2014-03-02 22:00 
    수짱 시리즈로 유명한 마스다 미리의 작품이다. 등장하는 인물도 손꼽을 만큼 적고, 그림도 아주 심플하다. 배경그림도 없고 그야말로 좀 더 통통한 졸라맨 정도로 보이는 캐릭터가 나오지만 길지도 않은 대사에는 곱씹을 내용들이 가득하다. 제목부터 이미 철학적이다. 다 읽고 나면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하고 되묻게 되는 생각하는 만화다. '생각하는' 만화라고 뱉고 나니 '생각하는 개구리'가 떠오른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묻고 대답하며 다시 생각하는 그 개
 
 
2013-05-17 0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7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