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항아리
묵은 불은 없다 묵은 불꽃은 없다
그러나
그리움과 사랑은 묵는다
달빛 이스트와 시간의 춤
마음은 발효를 위한 항아리인가 -14쪽
마흔 번째 봄
꽃 피기 전 봄 산처럼 꽃 핀 봄 산처럼 꽃 지는 봄 산처럼 꽃 진 봄 산처럼
나도 누군가의 가슴 한번 울렁여보았으면 -18쪽
40代
솟아오르던 물줄기가 휜다
휨의 경계에서
물줄기는 솟아오름도 내리쏟아짐도 아니다
물의 고갯길이 서럽도록 맑다
솟아오름만 가지고 분수대는 아름다울 수 없다 -60쪽
그림자의 위로
그림자야, 미안하다 나는 너를 내 머리 위에 한 번도 둔 적이 없구나
미안해할 것 없어요 나도 내 앞에 누구도 둬보지 못했는걸요 -72쪽
다리의 사랑 10
길을 걸으면 살아온 길도 함께 걷는다 살아갈 길도 함께 걷는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가 부축하여주는 과거와 미래를 껴안고 나아가야 하는 끝나지 않는 다리다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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